부산항 선용품 판매 연2조원 돌파
부산항 선용품 판매 연2조원 돌파
기름·선박부품·고기 등 판매 5만t 선박, 기름값만 18억원
러시아선은 보드카 중국 선원은 담배 많이 사가
지난 20일 오전 부산항 국제여객부두. 부산~오사카(일본) 간을 오가는 대형 페리 ‘팬스타 라인닷컴’호가 정박해 있었다. 2만1350?짜리 배다. 그 배 옆엔 캥거루 새끼처럼 작은 배 하나가 붙어 있고, 인부 4명이 분주히 움직였다. 기름을 넣고 있는 중이었다.
1주일치 기름을 한꺼번에 넣는 팬스타호의 이날 주유량은 340t. 기름값만 1억2000만원가량이다. 한번 넣었다 하면 금액이 큰 선박 유류는 부산항 선용품(船用品·선박에서 사용하는 소모품)의 대표적 상품이다.
부산항을 드나드는 선박들에 연료 등 각종 물품을 판매하는 ‘선용품 시장’이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부산세관에 따르면, 2006년 한 해 동안 부산항에 드나든 선박에 판매한 선용품이 2조268억원어치에 달했다. 부산세관 허현재(57) 감시총괄과장은 “부산항 선용품 시장 규모가 2000년 1조1700여억원에서 7년 만에 2조원대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부산항만공사가 수입으로 챙기는 연간 입출항·시설사용료가 1500억원가량이고, 신선대·감만 등 컨테이너전용부두 운영회사들이 컨테이너 작업으로 올리는 매출이 1조2000여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막대한 액수다.
선용품은 망망대해를 수시간에서 몇 달간 떠다녀야 하는 선박에서 쓰는 물품을 총칭한다. 배가 움직일 때 필요한 기름을 비롯, 선박 부품, 고기·야채 등 식품류, 술·담배 등 기호품, 드라이버·이쑤시개 등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선용품의 대표선수라 할 유류는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5만t 이상 선박은 한번에 기름을 6000t 넣기도 한다. 기름값만 18억원에 달한다. 부산항의 대형 급유 업체 중 하나인 SK네트웍스 박철만(45) 과장은 “6000t을 주유하려면 4척의 급유선이 달라붙어 10시간씩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상 주유는 전화·팩시밀리·이메일 등으로 주문하고 부두나 정박한 곳에서 기다리면 급유선이 찾아와서 넣어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부산항에 들어오지 않고 기름만 넣고 가는 외국선박들은 대부분 남외항(南外港)에서 주유 받는다. 해상 급유는 연중무휴 24시간 가동된다.
생활용품들도 만만찮다. 부산항 생활 선용품 시장의 가장 큰 고객은 러시아 어선. 선원이 60~70명에 이르는 조업선의 경우 한번에 사가는 생활용품이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 등 3t, 감자 1t, 양파 1t 이런 식이다. 주류 등 기호품은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다.
러시아 선원들의 인기품목은 단연 보드카. 스웨덴산 앱솔루트, 핀란드산 핀란디아 등을 많이 찾는다. 부산지역의 대표적 선용품 공급업체인 오리엔트마린의 정유복(36) 차장은 “일본 선원들은 주로 전기공구·가전제품 등을, 중국 선원들은 담배를 많이 사간다”고 말했다.
품목이 다양한 만큼 부산항의 선용품 업체도 1500여 개소에 이른다. 이처럼 선용품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자 오리엔트마린의 경우 생활 선용품 부문 직원을 6명에서 8명으로 늘리고, 매출목표를 지난해의 2배로 올려 잡았다. 이처럼 공격적 경영에 나서는 업체들이 적지 않다.
정부도 ‘부산항 선용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지난 5일 부산 영도구 남항동 ‘국제 선용품 유통센터’ 건립부지 8500여 평을 부산항 자유무역지역에 추가로 포함시켰다. 부산국제선용품유통센터 사업협동조합은 2008년 말까지 이 자리에 지상 12층, 연건평 1만5000평 규모 유통센터를 짓기로 하고, 현재 설계 중이다.
선용품센터는 업체의 창고·사무실 임대료 경감, 싼 값의 공동구매 등 집적 효과로 부산항 선용품 업체의 국제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전망이다. 해양수산부는 또 부산항 신항에 대규모 유류 중개기지를 만들어 아시아 해상급유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부경대 하명신(45)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선용품 시장은 고부가가치 분야로 단순 물동량 경쟁으론 한계에 달한 부산항의 숨통을 틔워줄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며 “부산항이 아시아 선용품 중심 기지의 꿈을 이루려면 선용품 유통센터, 유류 중개기지 등을 제때 건설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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