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왕으로 부터 배우는 리더십
고구려 유리왕 - 무에서 유 이끌어 낸 창조형 리더십
유리왕의 리더십 : 현재 최고 인기의 국민드라마인 MBC-TV ‘주몽’에서, 주몽과 전처 예소야의 아들로 태어나 고초를 겪는 어린 유리. 아버지 못지 않은 활 솜씨를 지닌 유리는, 나중에 아버지를 찾아가 장자로 인정받고, 고구려 제2대 왕에 오른다.
그러나 주몽의 후처인 소서노와 그녀의 소생인 비류, 온조는 이에 반발, 자신들을 따르는 세력을 이끌고 남으로 내려가 백제를 건국한다.
이처럼 초기 유리왕은 자신의 지지기반이 거의 없는 외롭고 고단한 신세였다.
유리왕은 용이 되기를 기다리는 이무기처럼, 20년 동안 자신을 낮추면서 때를 기다렸다.
유리왕의 리더십은 집권 후반기, 수도를 졸본에서 국내성으로 천도하는 과정에서 발현되기 시작한다.
미래비전을 위해 천도라는 국가적 대사를 결행, 향후 고구려의 대발전에 초석을 놓은 것인데, 이 과정에서 걸림돌이 되는 아들 해명태자까지 처벌하는 결단력을 보인다. 또 천신 해모수와 지신 유화가 만나 주몽을 낳는다는 국가신앙체계를 만들고, 제천의식을 거행함으로써 종교와 사상적으로 국민들을 통합, 고구려인들의 핵심적 정체성을 정립했다.
아울러 대중국 저항운동을 주도해 고구려연맹의 맹주로 등극하고 현토군을 축출했으며, 이웃 선비족과 양맥국을 제압했다. 이런 성과로, 유리왕은 고구려가 졸본의 성읍국가 수준을 벗어나 강력한 고대국가로 가는 기본토대를 마련한, 진정한 의미의 건국자로 평가된다.
그의 성공은 기본적으로 왕권을 확립하기까지의 20년 긴 세월 동안의 철저한 자기연마, 겸손한 자세, 강력한 국가건설에 대한 비전을 꾸준히 준비해 온 데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수도이전 과정에서 보여준 철저한 준비성, 무력 대신 문화(신앙)에 집중한 통찰력, 국가경영에 방해가 되면 가족까지 단호히 정리하는 과단성 등이 유리왕의 리더십을 나타내는 키워드이다.
백제 무령왕- 위기를 기회로 바꾼 원칙중시형 리더십
무령왕의 리더십 : 공주 무령왕릉의 주인공 무령왕은 백제 재건의 영주다.
5세기 후반의 백제는 총체적 위기상황이었다. 고구려의 남진으로 한강유역을 빼앗기고 개로왕이 죽었으며, 웅진으로 천도한 문주왕과 그를 이은 삼근왕, 동성왕은 귀족들에게 살해됐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즉위한 무령왕은 위기의 왕실과 국가를 재건해야 했다.
‘인자관후(仁慈寬厚)하여 민심이 그에게 돌아와 쏠렸다’는 기록처럼,
너그러운 성품으로 인심을 얻어 40세에 뒤늦게 왕이 된 그는, 극기(克己)를 통해 실력을 기른 준비된 리더십의 대표주자다. 무령왕은 고구려의 거듭된 침략을 물리쳐 국가안보문제를 해결하고 민생안정에도 주력, 백제는 비로소 다시 정치적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또 중국 남조의 문물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한편 신라와 일본에도 이를 전파, 동아시아 문화발전에 기여하는 글로벌 차원에서의 성과도 이룩해 냈다. 이런 무령왕의 성공은 아들인 성왕의 사비천도와 백제중흥으로 이어진 토대였다.
신라 선덕여왕- 인재 알아보고 길러주는 관인(寬仁)의 리더십
선덕여왕의 리더십 : 선덕여왕은 우리 역사상 최초의 여성 국왕으로서, 16년 간의 재위 그 자체만으로도 여성의 리더십에 대한 시각을 확장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왕자도 성골남자 사위도 없었던 진평왕은 진골 귀족들의 반대를 뿌리치고, 장녀 덕만공주를 왕으로 세웠다. 선덕여왕이 즉위하자마자 분황사를 지은 것은 여왕의 즉위를 고깝게 보는 대내외적 분위기에서, 자신의 능력과 활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다.
《삼국사기》에선 그녀를 ‘관인명민(寬仁明敏)하다’고 했는데, 이는 그녀의 리더십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자애로운 여성의 리더십, 명석한 지혜와 판단력 및 예지력 등으로 거친 남성 신하들을 다뤘던 것. 그녀는 용춘, 김유신, 김춘추 등 능력 있는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 믿고 중용함으로써 통치상의 부담과 여왕에 대한 정통성 시비를 비껴갔다. 특히 신분상 하자가 있는 김유신과 김춘추 등 당대 최고의 인재를 알아보는 안목과 길러주는 배짱을 갖췄다는 점이 주목된다.
또 당나라와 적극적인 외교를 벌여 나·당연합군이 태동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그녀의 치세는 장차 삼국통일을 향한 초석을 놓은 시기였다.
고려 성종- 비판 수용하는 열린 자세의 개방형 리더십
성종의 리더십 : ‘성종(成宗)’이란 이름은, 한 왕조의 기틀이 되는 법과 제도를 완성한 군주에게 붙이는 호칭이다. 고려 성종은 그런 호칭에 걸맞게 강력한 국가의 기틀이 되는 법제의 개혁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리더십의 최고점을 보여준다.
그는 선진문화인 중국식 제도를 도입해 국가체제를 일신했으며,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기관을 설립하고 민생을 위한 제도를 구축하는 등 성공적인 정치를 한 군주였다. 그는 최승로로 대표되는 유교관료집단과 고려 고유의 자존심과 문화를 지키려는 서희로 상징되는 정치세력을 동시에 끌어안아, 조화와 균형의 리더십으로 정국을 운영했다.
거란의 침입을 도리어 영토확장의 기회로 활용한 서희의 역량은 그의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고려 후기의 역사가 이제현은 성종을 “뜻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것을 실천한 어진 군주”로 평가했다. 확고한 통치철학의 소유자이면서 그것을 실제 실천했다는 것이다.
성종은 언로를 개방하고 제언은 물론 자신에 대한 혹독한 비판까지 항상 경청하면서, 신하들의 참여도와 충성도를 적극 끌어올리고 결국 모두가 리더십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를 통해 그는 조화와 균형을 갖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자신의 뜻만 앞세우지 않고, 다양한 정치집단의 의견을 끝까지 들은 후 합리적인 판단을 내린 것이 그의 성공요인이다.
조선 광해군- 현장에서 발로 뛰는 실리주의형 리더십
광해군의 리더십 : 광해군은 인조반정으로 폐위된 실패한 제왕이며, 계모인 인목대비 유폐 및 영창대군 암살 등의 도덕적인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인물이나, 최근 들어 그가 보여준 냉철한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한 실리외교, 민생 중심의 현장정책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광해군은 임진왜란 때 전장을 누비며 전시정부를 이끌었고, 의병 모집을 진두지휘하면서 직접 종군하는 등 현장에서 발로 뛰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피난에만 급급했던 선조와 달리 백성들의 두터운 신망을 이끌어냈다. 즉위 후에는 전란의 상처 회복을 위해 황폐해진 토지를 복구하고, 민생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공납제를 개혁해 대동법을 본격 실시했다. 또 문화복구사업에도 힘을 쏟았으며, 어의 허준을 재기용해 《동의보감》을 탄생시켰다.
무엇보다 그가 명분과 의리에 연연하지 않고, 국제정세에 대한 냉철한 판단을 통해 능동적인 실리외교를 주창함으로써 불필요한 전쟁을 막고 국가와 백성들을 보호하는 외교정책을 펼친 것은, 그가 갖춘 유연한 실리주의형 리더십의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광해군정권은 결국 인조반정으로 무너졌다. 그의 실패는, 비록 개혁의 방향이 옳다 하더라도 정국 운영방식이 여론을 무시하고 독선적이라면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역사적으로 대변한다.
조선 영조- 엄격한 자기관리의 올 라운드 플레이어 리더십
영조의 리더십 : 영조는 조선 역대 국왕 중 최장기간인 52년 동안 집권하면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에서 조선후기의 르네상스를 주도한, 강력한 리더십을 지닌 군주였다.
비천한 무수리 출신의 후궁을 생모로 둔 영조는, 안정된 기반 없이 치열한 당쟁의 결과로 즉위했다. 하지만 누구보다 당쟁의 폐단을 뼈저리게 느낀 그는, 국정의 기본방향을 모든 당파가 고르게 정권에 참여하는 탕평정치로 잡았다.
기존의 계파정치 대신 온건하고 합리적인 인재위주의 정치를 펼치면서, 백성들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균역법 실시와 청계천 준천공사 등 서민위주의 경제정책을 폈다. 청계천공사는 수도의 홍수예방, 도시환경정비는 물론 가난한 백성들에게 일자리도 마련해 주는 1석3조의 효과를 거뒀다.
그 자신부터 지극히 서민적이었던 영조는 사치를 엄금하고 근검 절약하는 기풍을 주창하며, 지도자로서 스스로 모범을 보이기도 했고, 각종 문화·학술사업에도 힘을 쏟았다. 또한 뛰어난 능력을 지닌 손자 정조에게 후계자 자리를 물려줌으로써 성공적인 기업승계까지 이뤄낸, 완벽한 리더십의 전형이다. 하지만 사도세자를 뒤주에 넣어 죽인 것은 옥의 티다.
윤광원 기자(gwyoun@ermedia.net)·도움말 | T-Plus 조영준 부사장
그런데 왜... 정조는 빠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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