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운문사의 나무
나무에게도 좋고 싫음이 있을 것이다. 심한 갈증 속에는 비가 기다려지겠지. 한번 뿌리를 내리면 평생을 그곳에서 살아가는 나무 이파리를 내고, 꽃을 내고, 열매를 맺고 내가 가진 것이 늘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나무 사람이 사는 곳엔 늘 나무가 있었다. 잘 꾸며진 절은 들어서면서부터 돈 냄새가 난다. 절이 사람을 차별할 것 같은 기분에 주눅이 든다 . 너무 크거나 넓고 화려하게 잘 꾸며진 성대한 절이 아니어서 좋다. 바람에 흔들리며 딸랑거리는 풍경 소리가 은은하고 소박하다. 은은한 풍경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평온해 질 것 같다.
자연의 흐름에 따라 사는 것과 한적한 산사에 절을 감싸 안듯 우뚝우뚝 서있는 나무들 운문사를 감싸 안고 모진 풍파를 막아주는 것 같다 서로 어려움을 살펴서 방풍림처럼 바람을 막아주고 운문사입구에 들어서자 나뭇잎이 거의 떨어진 앙상한 가로수가 쓸쓸하면서도 시원스럽다. 나무들은 겨울을 나기 위해 옷을 벗어 던졌다. 옷을 벗어버리지 못하는 나무들은 병들었을 경우다. 새로운 봄을 건강하게 맞이할 수 있다.
결국 추한 모습으로 놓치는 경우가 있지 않은가. 앙상한 나뭇가지는 계절의 변화를 실감나게 한다. 희망 같은 것들은 아주 짧은 순간인 것 같다. 산다는 건 그것을 발견하고 만들어가는 것 아니겠는가?
앙상한 나뭇가지를 보면서도 슬프지만은 않은 것은 또 다른 모습으로 연녹색의 청순한 새싹으로 만날 것이다. 대웅전을 지나 뒷편 계곡에 들어서자산과 계곡의 품에 안긴 느낌이다. 보이는 건 넓은 담과 숲이 우거진 모습이다. 귀가 먹어서 귀머거리가 아니라 자연이 주는 소리를 듣지 못하면 귀머거리다. 절망적이고 추한 얘기,남을 해치는 말만 해댄다면 말이 말이 아닌 장애인이다.
너무 찌들고 삭막해지지 않게 자연의 소리를 자주 듣자! 겸허히 받아들이는 시간을 자주 가지면 어떤가? (이글은 작년 겨울 운문사에 갔다가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적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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