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有意事必成 where there,s a will there,s a way 뜻을 품고 있으면 이룰수있다 010-7641-1981 평강이와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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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4 손대지 않고 이기는 검법


츠카하라 보쿠텡이라고 하면 무로마치 시대의 명검객으로서, 여러 가지 야담에 그이 활약상이 생생하게 전해지고 있다. 아마 그 때문인지 전해 내려오는 기담도 상당히 많다. 유명한 일화 가운데 이런 것이 있다.


보쿠텡이 히가시쿠니로 내려가기 위해 교토를 출발하여 비파호의 야바세에서 나룻배를 탔다.

배에는 대략 열 사람이 타고 있었는데, 그 중에는 체격도 좋고 눈매도 날카로워 실력이 뛰어날 듯한 무사가 하나 있었다. 그런데 그는 자기 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나는 지금까지 수없이 승부를 겨루어 왔다. 하지만 아직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겨룰 만한 상대가 없어서 솜씨가 녹슬 지경이란 말이다."


보쿠텡은 무릎을 껴안고 앉아 주위의 경치를 바라보면서 못 들은 척 시치미를 떼고 있었다.

그 무사는 보쿠텡을 흘깃 보더니 그를 놀려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는지 대뜸 빈정거리는 말투로 지분거리기 시작했다.
"이봐, 거기 있는 사무라이! 그대도 무사 나부랭이라면 검술 한 수쯤은터득하고 있겠지?

그대는 어떤 유파인가?"


보쿠텡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이 몸은 무수승류라네."


"뭐라고? 들어보지도 못한 유파로군, 그건 누가 시작한 유파인가?"
"무수란 칼을 가지지 않는다는 뜻이라네. 대저 칼이라는 것은 사람을 베는 흉기가 아니라 자신을 지키는 도구지. 그렇다면 무도의 비법은 칼을빼지 않고 적에게 이기는 것이어야만 하네. 내가 시작한 유파가 바로 무수승류라네."

그러자 그 무사는 벌떡 일어나서 다가왔다.
"그러면 그대는 칼도 빼지 않고 나와 맞설 수 있다는 말인가?"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었다. 그러나 보쿠텡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말했다.


"원하지는 않지만 그대가 굳이 하고 싶다면 상대해 주지."
그 무사는 어깨를 으쓱 이며 고함쳤다.
"그렇다면 빨리 육지로 올라가 승부를 결정하자. 이봐 사공, 빨리 배를육지에 대라."


보쿠텡은 조용히 말했다.
"육지는 사람이 많으니, 저기 보이는 섬에서 겨루면 어떻겠나?

이 배에탄 사람들에게 폐가 되겠지만 잠시 입회인이 되어 구경을 한다고 생각하면 괜찮을 걸세."


"좋다!"


그 무사는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서 배가 섬에 도착하자마자 재빨리 기슭에 뛰어내려 칼을 뽑았다.
"자, 덤벼라!"


보쿠텡은 허리에 찼던칼 두 개를 사공에게 맡기더니 사공이 배를 젓던 삿대를 빌렸다.

삿대를 지렛대 삼아 육지로 뛰어내리는가 했는데 뜻밖에도 그 삿대로 강기슭을 힘껏 밀었다.

배는 스르르 기슭을 떠나 강 가운데로 미끄러졌다.


이것을 본 무사는 당황해서 발을 구르며 고함쳤다.
"비겁한 놈! 왜 올라와서 승부를 겨루지 않는가?"


보쿠텡은 웃으면서 허리에서 부채를 꺼내 펼치더니 여유 있게 맞고함쳤다.
"이미 승부는 끝났네. 다시 한 번 승부를 겨루고 싶으면 여기까지 헤엄쳐서 오게나.

내 무수승류라는 것은 대충 이런 것이네."


함께 타고 있던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큰소리로 웃었다.

섬에 홀로 남은 무사는 그 웃음에 더욱 발을 구르며 분해했지만 물론 어쩔 도리가 없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이 있다. 정말로 높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결코 실력을 여봐란 듯이 과시하거나 자랑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자신의 역량이나 재능이 남보다 우수하다고 믿고 우쭐거리는 행동을 조금이라도 보이는 자가 있다면 그 사람은 아직 그 길에서 '익은 벼'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라는 것은 실로 단순한 존재여서, 훌륭한 지성의 소유자라고 일컬어지는 사람들 중에도 의외로 자신의 재능을 필요 이상으로 남에게 보이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 아마도 누구나 주변에서 그런 사람과 흔하게 마주칠 것이다. 아니, 주위를 둘러볼 것도 없이 우리 자신이야말로 그런 사람일 지도 모른다. 특히 많은 사람이 지켜보고 있으면 과시하고자 하는 욕구가 더욱 솟구치는 모양이어서, 더욱 노골적으로 우쭐거리는 일이 허다하다.


이 일화의 보쿠텡과 같은 입장에 놓인다면 누구나 배를 같이 탄 손님에게 솜씨를 자랑하고 싶기도 할 것이고,

남자가 되어서 상대편이 걸어온 싸움을 피하는 것은 비겁한 짓이라는 이상한 아집을 떨치지 못할 것이다.

게다가 보쿠텡은 천하무적의 명검객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누가 보더라도 터무니없는 생트집을 무수승류로 살짝 비켜 나간 보쿠텡의 행동은 역시 명검객이라고 일컬어지는 사람의 '경지'를 훌륭하게 보여 준다.

Posted by 평강이와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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