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 미끼를 피해 가는 지혜
073 미끼를 피해 가는 지혜
제17대 혼인보 슈에이는 자나깨나 바둑만 생각하는 사람으로, 여느 사람들과는 상당히 색달라서 교제하는 폭도 좁았다.
어느 날 거상 한 사람이 아주 유리한 조건으로 슈에이를 초대했다 그러나 슈에이는 초대를 매정하게 거절했다.
"제 솜씨는 보잘것이 없습니다. 사양하겠습니다."
문하생들이 의아해 하며 물었다.
"저 사람은 현재 견줄 자가 없을 정도로 큰 부자입니다. 서로 알고 지내시면 돈에 쪼들릴 일 이 없을 겁니다.
그러면 우리도 사정이 좋아질 텐데 왜 거절하십니까?"
그러자 슈에이가 꾸짖었다.
"바보 같은 소리하지 마라.
어떤 기예라도 열중해서 노력하지 않으면 높은 경지에 이를 수가 없어. 한눈을 팔기 시작하면 그것으로 끝장이야. 돈은 한눈을 팔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에 되도록 멀리 하는 게 좋아. 너희들도 이것을 명심하도록 해라."
바둑의 지도자로서, 견줄 자가 없을 정도의 거상과 유대를 맺으면 아마 문하생들이 말하듯이 돈에 쪼들릴 일이 없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대개 그런 초대를 천재일우의 기회로 여기고 미끼에 달려드는 물고기처럼 달려든다. 그러나 미끼에 달려든 물고기가 그것을 덥썩 무는 것과 동시에 바늘이 목구멍에 걸려 꼼짝도 할 수 없게 되듯이, '조건 없는' 돈이라 해도 그것을 받아드는 순간에 끝끝내 떨쳐 버리기 힘든 '제약'을 받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풍족한 생활의 대가는 뼈아픈 제약이다.
돈을 받은 것과 자신의 신념은 별개라는 듯이 어깨를 으쓱여 보아야 허망하고 딱한 허세에 불과하다.
'낚시 바늘을 덥썩 물어' 오염된 마음으로는 어떤 기예도 꽃피울 수 없다. 슈에이가 돈이란 한눈을 팔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며 경계하여 이것을 멀리하고 자신의 기예에 혼신의 힘을 다해 매달리려고 한 것은 역시 명인다운 태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얼핏 보기에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한 가지 재주에 뛰어난 자는 역시 이 정도의 강인한 정신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러나 강인한 정신과 불굴의 노력이 한 가지 기예에 뛰어난 자의 전유물이라고 치부해서는 안 된다.
자기 분야에서 맡은 일만큼은 자신을 빼면 제대로 돌아가지 않게 만들겠다는 자세를 취하면 그 일이 그대로 한 가지 재주가 된다. 자기 일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려면 어떤 일에도 한눈을 팔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하는 것밖에는 길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터득하기 바란다.
'낚시바늘에 걸린 미끼'라는 유혹을 거절할 수 있는 순수성을 유지하고 자기 일리 바로 한 가지 재능이라는 자부심으로 이에 몰입할 때, 비로소 삶의 보람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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