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거제 50분내 연결할 '꿈의 다리' [조선일보 강인범 기자] 부산~거제도를 50분대로 단축하게 될 거가대교(巨加大橋). 부산시 강서구 가덕도와 거제시 장목면 사이 해상을 연결하는 거가대교 건설사업은 1조4000여억원의 사업비로 국내 최장(最長)인 총길이 8.2㎞의 해상 도로를 만드는 것.
거가대교 건설은 부산과 경남을 통틀어 올해 최대 규모의 건설사업. 또한 부산과 경남을 아우르는 희망의 새해 2004년 대표적 건설사업으로, 지난해 11월 기공식에 이어 오는 4월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된다. 또 6500여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부산과 거제쪽 접속도로 건설공사도 이달중 착공 예정이어서 「꿈의 거가대교」가 서서히 웅장한 자태를 드러낼 전망이다.
◆거가대교 건설사업 내역=대우건설 SK건설 등 국내 8개 건설회사가 참여한 「GK해상도로주식회사」(대표 하계열)가 사업시행자. 사업비 1조4469억원 가운데 9996억원은 이들이 부담한다. 나머지 4473억원은 정부와 경남도·부산시가 부담하게 될 재정지원금. 정부가 30%인 1342억원을 부담하고, 경남도와 부산시는 각각 1565억5000만원(35%)씩 부담한다. 재정지원금은 완공후 40년간 걷게 되는 통행료로 건설비와 유지관리비 등 투자비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여겨져 정부와 두 지방자치단체가 보전해주는 것이다. 오는 2010년 완공와 함께 거가대교의 소유권은 부산시와 경남도에 귀속되며, 사업시행자는 40년간 관리운영권을 갖고 승용차 8000원 등의 통행료를 징수한다.
거가대교와 더불어 거제시 장목면에서 장승포까지 거제도 내(內)에 17.8㎞의 접속도로가 건설되며, 가덕도에서 부산·진해신항만 입구까지 7.9㎞의 접속도로가 만들어진다. 25.7㎞의 접속도로 건설에는 6526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이 가운데 공사비 6180억원은 정부가 부담하며, 두 지자체는 346억원의 보상비를 부담한다. 이에따라 전체 사업구간은 33.9㎞가 되며, 사업비는
2조995억원이 된다. ◆침매(沈埋)터널 등 독특한 시공방법=거가대교는 막대한 투자비 만큼이나 시공방법도 독특하다. 8.2㎞의 거가대교 가운데 가덕도와 대죽도 사이 3.7㎞는 침매터널로, 대죽도~중죽도~저도~거제도 구간 4.5㎞에는 사장교(斜張橋)가 가설된다.
특히 육상에서 터널 구조물을 제작한 뒤 바다밑에 가라앉혀 터널을 만드는 침매터널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공법이다. 터널은 188×27.3×9.2m크기의, 직육면체 형태의 콘크리트 구조물 18개로 구성된다. 구조물이 제작되면 도크에 물을 채워 띄운 뒤 바지선으로 현장까지 예인, 구조물에 물을 채워 가라앉힌다. 콘크리트 구조물은 중앙통로와 너비 각 9.7m인 양쪽 차로(각 2차로)로 구성되며, 너비 4.2m의 중앙통로는 유지보수통로로 이용된다.
대죽도~거제도 간 2개의 사장교는 H자(字)형의 주탑에서 경사지게 내려 뻗은 케이블이 교량 상부를 지탱하는 형식의 교량이다.
◆부산~거제가 50분대로=2조원이 넘는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되는 만큼 기대효과도 크다. 우선 부산~거제간 거리가 140㎞에서 60㎞로 절반 이상 줄어든다. 소요시간도 2시간 이상에서 50분으로 단축된다.
또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가운데 미개통구간인 진주~통영간이 2005년말 완공예정인데다 대구~부산간 민자 고속도로 건설사업도 오는 2006년 완공예정이어서 거가대교가 완공되면 U자(字)형의 도로망이 구축된다. 이에따라 남해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의 교통량 분산은 물론 부산진해신항만, 서부산권 산업단지, 거제 조선산업 등지의 물동량을 효율적으로 분산처리, 연간 수 천억원의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4조원대로 추정되는 생산유발효과 및 200만명 고용창출 등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