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有意事必成 where there,s a will there,s a way 뜻을 품고 있으면 이룰수있다 010-7641-1981 평강이와유자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4475)
Buddhism 佛敎 (146)
꿈 소망 사랑 희망 놀이터 (0)
문화공동체 유자의세움 (0)
-------------------- (0)
평강이 (169)
좋은 글귀 (588)
고사성어 이야기 (165)
시행관련 (198)
사업계획서 (34)
컴 배우기 (180)
참고사항 (191)
맛집알고 여행하기 (164)
문서 서식 (74)
임시보관함 (103)
기본카테고리 (176)
가요방 (146)
팝송방 (261)
옛 노래 (153)
뮤직비디오 (190)
보민앨범 (0)
아하 그렇구나 (334)
건축관련 (101)
토목관련 (70)
새로운 카테고리 (122)
물리와화학 (55)
자갈치알리미 (76)
인생이란 (82)
장기표의 시사논평 (371)
한번 배워볼까요 (110)
스크랩 (215)
Total
Today
Yesterday

달력

« » 2025.2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공지사항

태그목록

최근에 올라온 글

느리게…나를 만나러 가는 길…남원 매동 ~ 함양 금계 11㎞

2008년 5월 8일(목) 오후 5:35 [경향신문]


걷자. 온세상이 초록이다. 웰빙, 로하스, 건강 때문에? 아니다. 두 발로 걸을 때 머리와 가슴은 자유로워진다. 걷기가 사람을 맑고 밝게 한다. 걷기 자체가 사유이며, 철학이다. 많은 사상가와 철학자들이 걷기를 예찬해왔다. 법정스님, 다비드 르 브르통, 헨리 데이비드 소로, 크리스토프 라무르, 알랭 드 보통을 안내자로 삼았다. 그들이 직접 길잡이로 나섰다는 게 아니라 길과 걷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저서를 통해 한 번 알아보자는 뜻이다. 코스는 얼마전 개통된 지리산트레일 시범구간이다. 20.8㎞의 구간 중 일단 1구간 남원 매동마을부터 함양 금계마을까지 11㎞다.

■ 매동마을 ~ 중황마을(1시간30분) | 안내: 법정스님

떠나기 전에 길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자. 요즘 길의 주인은 자동차다. 도심을 걸어보면 수많은 신호등에 제어를 당하고 만다. 바퀴를 위한 길들은 넓고 단단하다. 확 뚫렸다. 발바닥을 위한 길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법정스님은 ‘홀로사는 즐거움’에서 ‘땅을 의지하고 사는 사람들이 제 발로 걷지 않고 자동차에 의지하면서 건강을 잃어간다. 제 발로 걷는다는 것은 곧 땅을 의지해 그 기운을 받아들임이다. 그리고 걸어야 대지에 뿌리를 둔 건전한 생각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스님의 말대로 걷기는 곧 ‘생각하기’다. ‘무소유’에서는 ‘흙과 평면 공간. 이것을 등지고 인간이 어떻게 잘 살 수 있을 것인가. 현대문명의 권속들은 그저 편리한 쪽으로 치닫고 있다. 그 결과 평면과 흙을 잃어간다. 불편을 극복해가면서 사는 데에 건강이 있고 생의 묘미가 있다는 상식에서조차 멀어져 가고 있다’고 썼다.

이제 걷자. 10분쯤 지나면 비포장 임도, 다시 10분쯤 걸으니 숲길이 시작된다. 바퀴에 의지하지 않고 살던 시절 사람들이 걸어다녔을 것이다. 리기다소나무도 많지만 숲은 두텁고 고즈넉했다. 가끔씩 아름드리 노송도 보였다. 흙은 고슬고슬했고, 마른 솔잎이 떨어져 있었다. 돌부리도 있다. 바퀴는 돌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사람의 발가락은 돌과 자갈, 흙길을 즐길 줄 안다. 그래서 이런 길은 즐겁다.

■ 중황마을 ~ 등구재(1시간30분) | 안내: 피에르 쌍소, 데이비드 소로

이 구간의 들머리는 큰 재미는 없었다. 시멘트 포장 임도가 많았던 탓이다. 흙길을 밟다가 시멘트에 발을 올려놓으니 발가락도 흥을 잃었다. 임도끝 논둑길을 만났을 때 비로소 신명이 났다. S자로 휘어진 논길에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렸더니 그 거대한 지리산이 웅크리고 있다. 마을은 사방팔방 산줄기로 싸여있는 형국이다. 여기서 마음 고삐를 조금 더 늦췄다. 낙타처럼 느릿하게 걸으라고 충고했던 소로를 떠올렸다.

풍경도 중요하지만 걷기의 속도도 중요하다. 소로는 ‘산책’에서 낙타처럼 느리게 걸으라고 충고했다. ‘월든’에서는 ‘때로는 탐사와 의문을 접어두고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에서 걸어야 한다. 사물을 본다는 것에 매달리지 말자. 하루를 완전히 던져 마음을 열어보라’고 썼다. 쌍소는 ‘한가로이 거니는 것. 그것은 시간을 중단시키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게 쫓겨 몰리는 법 없이 오히려 시간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그것은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움을 의미한다’(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고 했다.

산에서도 습관적으로 속도를 내는 당신! 제발 한 숨 죽이고 느리게 걷자. 지리산도 새삼 다시 보일 것이다.

■ 등구재 ~ 창원마을(1시간30분) | 안내: 다비드 르 브르통

등구재는 남원과 함양의 경계. 고갯마루를 넘어서니 산풍경이 확 바뀐다. 낙우송 숲이다. 나무들은 건강했다. 이파리는 싱싱했다. 흙길의 끝머리엔 나무 계단이 있었고, 거기서부턴 또다른 오솔길이 이어졌다. 오솔길 양옆으로는 하얀 풀꽃이 지천이다. 길 옆에는 자그마한 연못이 있었는데 ‘동물들의 오아시스’라는 이정표가 서있다.

길은 호젓했다. 물을 가둔 다랑이논엔 지리산이 비쳤다. 마을 사람들은 밭을 곱게 갈고, 고추씨를 파종하느라 바빴다. 얼큰하게 취한 농투성이 노인은 “뭐 볼것이 있다고 여까지 왔소?”라며 헛기침을 했다. 아직도 옻칠을 하고, 닥종이를 만드는 집도 남아있단다. 마을은 평화로웠다.

소로는 ‘마을은 길들이 모이는 곳, (중략) 마을이 몸통이라면 길은 몸통에 붙은 팔과 다리’라고 썼다. 마을과 마을을 잇는 등구재길을 두고 촌로는 장을 보러다녔던 하룻길이라고 했다. 브르통은 ‘(길이란) 무수한 보행자들이 남긴 잎맥 같은 것’이라고 했다. 희미한 발자국이 한사람 한사람의 서명이라는 것이다. 나물짐을 싸들고 장을 보러다녔던 사람들의 생이 그 길에 새겨있음은 분명하다. 마을 사람들의 발길은 뜸해졌지만 머잖아 트레커들이 길의 새주인이 될 것이다.

■ 창원마을 ~ 금계마을(1시간30분) | 안내: 크리스토퍼 라무르

다시 솔숲길이다. 솔숲은 울창했다. 내리막길이 대부분이었으며 이리 굽었고, 저리 굽었다. 운치있는 숲길 너머로 마지막 구간에 채석장이 불쑥 드러나 맥이 탁 풀리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고운 길이다. 금계마을 입구엔 경관이 좋아 펜션들이 하나 둘 들어서고 있었다. 걷기를 마치고 구멍가게에서 맥주 두 병을 샀더니 주인이 신김치를 내왔다. 시원한 맥주 한 잔도 걷기의 즐거움이다. 크리스토퍼 라무르는 ‘걷기의 철학’에서 ‘걸음은 우리를 물질적이고 이해타산적인 세상에 붙들어 매는 매듭을 풀고 몸을 정화한다. 정신이 몸에 자리잡게끔 도와준다’고 썼다.

풍경만 따진다면 지리산트레일보다 더 좋은 길도 많을 것이다. 지리산트레일은 숲길, 논둑길, 임도, 마을길이 함께 섞여있다. 정상을 향해 세로로 오르지 않고 산뿌리를 따라 가로로 휘돌아 가는 길이다. 발바닥을 위한 아니, 가슴과 머리를 위한 길이다.

▶여행길잡이
창원~금계마을 길 헷갈려 조심…6시간 쯤 잡고 천천히 걷기를


인월 읍내에 있는 지리산길 안내센터(063-635-0850)에서 지도를 얻고 길에 대한 정보를 듣는 것이 좋다. 인월까지는 대전~진주간 고속도로, 함양 IC~88고속도로를 탄다. 광주 방향으로 달리다 지리산 톨게이트를 빠져나오면 된다. 농협 사거리에서 실상사 방향으로 1분쯤 달리다보면 오른쪽에 산천가든이 있다. 산천가든을 끼고 우회전하면 안내센터가 보인다. 지도는 홈페이지(www.trail.or.kr)에서도 다운받을 수 있다. 대중교통은 동서울 터미널에서 ‘백무동’행 버스를 타고 인월에서 내린다. 남부터미널에서 함양행 버스를 타고 인월행 버스로 갈아타도 된다. 매동마을과 금계마을까지는 하루 30분 정도 간격으로 시외버스가 다닌다. 버스 시간표는 홈페이지에 나와 있다. 함양시외버스터미널(055-963-3281~2), 인월 버스터미널(063-636-2000).

트레일 구간에 샘은 있지만 그리 깨끗해 보이진 않았다. 물병을 반드시 준비하자. 나무 이정표가 돼 있다. 붉은색은 남원지역을, 검은색은 함양지역을 뜻한다. 화살표 방향만 잘 따라가면 된다. 헷갈리는 구간도 있다. 중황마을에서 논둑길로 접어들기 직전 돌담장이 나온다. 돌담장 오른쪽으로 가면 논둑길이 있다. 등구재를 넘으면 세갈래 길이다. 가운데 길이 트레일 코스다. 창원에서 금계마을 가는 길이 약간 헷갈린다. 시멘트 바닥에 표시가 돼 있다. 이정표가 없으면 등산로처럼 빨간 리본이 매달린 곳이 길이다.

누구나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험하지 않은 길이다. 빠른 걸음으로는 4시간이면 1구간 정도는 갈 수 있지만 무리하지 말자. 6시간 정도로 잡고 천천히 걷는 게 좋다. 숙박은 매동마을(http://maedong.org), 송전마을(http://kr.blog.yahoo.com/songjunri), 실상사 템플스테이(http://www.silsangsa.or.kr) 등을 참조하자.

<지리산 | 글 최병준 bj@kyunghyang.com>

Posted by 평강이와유자
, |

당일치기 맞춤여행

가벼운 마음으로 가족들 손 붙잡고 떠나고 싶은 봄이다. 봄 향기 가득한 당일치기 여행을 떠나보자.

여행의 시작부터 끝까지 전문가가 짜주는 스케줄대로 움직이면 발걸음이 더욱 가볍다.



강화 고려산 진달래 군락지와 해안 드라이브 여행

tour plan

서울 출발→강화대교→강화 읍내 강화성당이나 고려궁지→고인돌군→백련사→진달래 군락지(차량 이동이 쉽지 않으므로 산 전체 트레킹은 선택사항)→다시 오던 길로 나와 전등사→정수사→동막해수욕장→여차갯벌센터→장화리 낙조→초지대교 건너 귀가

AM 10:00 강화의 봄은 화려하다. 고려산(4백36m)에 진달래가 피어나고 가는 곳곳마다 꽃물결로 출렁인다. 먼저 강화 읍내에 들어서 우리나라 최초의 천주교 성당인 강화성당(강화군 강화읍 관청리, 사적 제424호)을 이번 기회에 한번 찾아보는 것도 괜찮다. 겉모습이 한옥으로 지어진 것이 눈길을 끈다. 이어 고려궁지(사적 제133호)에 잠시 점을 찍고 나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하점면의 고인돌군(사적 제137호)을 본다.
AM 12:00 고려산 트레킹을 해보는 것도 좋다. 고려산은 강화의 6대 산 중 하나로 강화읍과 내가면, 하점면, 송해면 등에 걸쳐 있다. 특히 고려산의 진달래 군락지는 참으로 아름다운 곳으로 봄철이면 상춘객의 물결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진달래 군락지를 최단거리로 만날 수 있는 곳은 백련사. 하지만 사람들이 많고 봄철에는 절집 통행을 막아버리기 때문에 도보량이 많아진다. 이럴 때는 굳이 욕심을 부릴 필요가 없다. 아이들을 동반한 여행이라면 백련사에서 10여 분 정도 산길을 오르면 진달래 군락지를 만날 수 있다. 진달래꽃 속에 파묻혀 원 없이 사진 찍고 차가 있는 곳으로 미련 없이 나오면 된다. 제법 긴 거리라서 다리가 아플지는 몰라도 기분은 상쾌하게 해준다.
PM 03:00 다시 내려와 편안하게 해안 드라이브를 즐기자. 강화도의 유명한 전등사→함허동천→정수사→분오리 돈대→동막해수욕장→여차 갯벌 체험장→장화리를 잇는 해안길을 따라가는 여행이다. 이 길은 4월 중순이 가장 멋지다. 정수사의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서 만나는 벚꽃 감상도 좋고 아이들을 동반했다면 강화도 남단인 장화리→동막을 잇는 중간에 있는 여차 갯벌 체험장을 찾아도 좋다. 실제로 단체만 체험이 가능한 곳이지만 영상 자료를 보면서 강화지역의 생태를 파악할 수 있어서 생태학습에 도움이 된다.
PM 06:00 이래저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나면 뉘엿뉘엿 해가 진다. 동막에서 장화리를 잇는 길목에서 낙조를 보면서 하루해를 마감하면 되는데, 장화리 부근의 바닷가를 찾으면 찾는 이 없어 한적하게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처얼썩’ 치는 파도소리가 왠지 애달프고 장화리 바닷가에 피어난, 진달래 군락지 너머로 지는 햇살이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찾아가는 길 | 88올림픽도로→78번 한강제방도로→김포시 양촌면 누산리→48번 국도→신강화대교→강화 읍내에 고려궁지를 지나면 고인돌군. 그곳에서 백련사로 오르면 된다. 전등사 방면은 다시 읍내로 나와서 팻말 따라 찾아다니면 되고, 나올 때는 초지대교 쪽으로 나오는 것이 동선이 짧다.
추천 맛집 | 봄철 밴댕이요리는 물론이고 장어구이, 꽃게장 등 해산물이 넉넉한 곳이다. 강화 읍내의 연꽃마을(032-933-3247, 해물찜), 갑곶돈대숯불장어(032-932-2580)를 비롯하여 여럿 있다.


배꽃잎 눈처럼 날리는 안성 여행과 바우덕이 공연

tour plan

서울 출발→일죽나들목→38번 국도 이용해 안성으로 들어오다가 죽주산성이나 매산리 석불입상, 봉업사지(스쳐 지나치듯 볼 만한 곳이다)→칠장사→술박물관, 소리박물관(선택)→석남사→석남계곡→엽돈재 약수 뜨기→청룡사→바우덕이 공연 끝나고 귀가

AM 09:00 안성 또한 가볍게 당일로 다녀올 수 있는 여행지로 빼놓을 수 없다. 봄철이면 흐드러지게 배꽃 향연이 펼쳐진다. 흔한 배나무 과수원들은 따로 관광단지를 만들어둔 것은 아니다. 오며가며 그저 시골 여행하는 기분으로 찾으면 되는 일이다. 여행 시작은 경부고속도로도 좋지만 중부고속도로 일죽나들목에서 여행을 즐기는 것도 괜찮다. 나들목을 벗어나 안성으로 들어오는 길목에서 용인 방향으로 잠시 틀면 죽주산성(경기도기념물 제69호, 죽산면 매산리)을 만날 수 있다. 잘 쌓아놓은 성 외곽 모습이나 성 안에 있는 몽고 침입 때 큰 공을 세운 송문주 장군을 기리는 사당이나 함께 싸우다 죽은 군민들의 넋을 기리는 당집을 둘러보고 약수터 앞 벤치에 앉아 물 한잔으로 목을 축이는 것도 괜찮다. 조선시대에는 청주와 충주의 두 길이 만나 서울로 통하는 요지인 이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이 강조되어 성을 보수하였으며 병자호란 때에는 여기에 진을 치기도 하였다.
AM 12:00 매산리 석불입상(태평미륵, 경기유형문화재 제37호)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찾는 이 많지 않은 미륵당이라는 누각에 늘 서 있는 석불은 투박하지만 얼굴은 후덕하고 편안해서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미륵불 앞에는 미륵당 5층 석탑도 있다. 그리고 시간이 괜찮다면 임꺽정과 스승 갖바치의 전설이 흐르고 7명의 도적 이야기로 유명한 칠장사를 거치는 것도 괜찮다.
PM 02:00 금광저수지 쪽으로 가다 보면 가는 길목에서 술박물관(031-671-3903)을 만나게 된다. 술에 관련된 고문서, 옛 맥주병, 전통주를 만드는 소줏고리와 효모 섞는 기계 등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소품이 전시되어 있고, 옛 포스터, 성냥 등 색 바랜 추억을 떠올리기에 충분한 곳이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소리박물관(금광면 마둔리)은 우리나라 영화, 라디오 등 모든 소리의 녹음 등을 맡아 한 이경순옹이 평생 모은 자료를 창고에 놓아두었다가 2006년 안성시 문화원에 바통을 넘겨주었다. 기회가 되면 한 번쯤 꼭 찾아볼만한 곳이다.
PM 05:00 금강저수지 호반을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고 석남사와 석남계곡에서 봄 풍취를 즐겨도 좋고, 배티고개를 넘어 배티성지를 거쳐 마시면 10년이나 젊어진다는 엽돈재 약수터에서 물을 채우고 나서 남사당이 겨울 은거지로 삼았다는 청룡사를 둘러보면 된다. 여행의 끝자락엔 바우덕이 공연장(031-678-2064, 안성시 보개면 복령리, 오후 6시경)을 찾는 것이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찾아가는 길 | 경부고속도로나 중부고속도로 이용. 38번 국도를 이용하다 용인 방면으로 우회전해 죽주산성, 매산리 미륵을 보고 나서 칠장사 거쳐 다시 읍내로 나와 313번 지방도로 따라 금강저수지 방면으로 가면서 술박물관, 소리박물관을 본다. 석남계곡과 석남사를 거쳐 배티고갯길을 넘어서면 진천 땅. 이곳에서 다시 34번 국도를 따라가 진천 엽돈재 약수터 지나치면 다시 안성 땅. 청룡저수지와 청룡사 거쳐 안성 읍내 쪽으로 들어와 보개면 바우덕이 공연장을 찾으면 된다.
추천 맛집 | 안성 읍내에 있는 안일옥(031-675-2486, 674-9494)은 설렁탕이 소문난 곳이다. 한적한 산속에 자리 잡고 있는 안성맞춤한우촌(031-673-5550, 삼죽면 미장리)은 안성 한우의 제 맛을 즐길 수 있다. 번듯한 한옥 건물이라서 분위기도 좋지만 일부러 찾아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석남사 주변에서는 쌍동이네 매운탕(031-676-1922)이 소문났다. 또 조대순 할머니 손두부(031-676-4267)도 한 끼 식사하기엔 괜찮다. 청룡저수지 주변으로도 매운탕집이 여럿 있다.


여강 주변에 흩어진 문화유적과 놀이, 체험 즐기기

tour plan

서울 출발→영동고속도로 여주나들목→명성황후 생가→신륵사→목아박물관→황포돛배 타기→금모래 은모래 유원지→숯가마 체험이나 여주장터(5일, 10일) 구경하기→여주 37번 국도→여주 IC를 통해 귀가

AM 10:00 이천이나 여주는 당일 여행지로 괜찮다. 이천은 산수유꽃이 많아서 해마다 축제를 여는데 많은 인파가 찾아든다. 하지만 그 산수유꽃은 이천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군락지는 아니지만 수령 오래된 산수유는 논둑, 밭둑에 눈길만 주면 손쉽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인파가 밀려서 복잡함에 정신없어 하지 말고 한적한 봄 여정을 즐길 수 있는 곳을 선택하는 것도 현명한 여행 방법이다. 일단 여주나들목으로 가서 먼저 만나는 명성황후 생가(031-887-3565, 여주읍 능현리)를 찾아 본다. 생가는 기념관과 문예관, 복원한 생가터로 되어 있다. 기념관은 명성황후와 관련한 각종 사료들이 당시의 역사적 사건들을 증명하듯 전시되어 있다. 문예관은 공연장으로 쓰이며 복원한 생가터에서는 명성황후가 기거하던 방도 둘러볼 수 있다. 문화해설을 예약하면 전시관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는 잘 알 수 없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 단 한 명이라도 예약이 가능하다.
PM 01:00 명성황후 생가 다음 코스는 신륵사(031-880-1592, 885-2505, www.silleuksa.org)다. 여주의 내로라하는 여행지 신륵사는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될 일. 이곳에도 해설사가 있으니 꼭 함께 움직이는 것이 좋고 무엇보다 나옹대사의 부도밭을 거쳐 야트막한 봉미산을 가볍게 걸어보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거기에 목아박물관(031-885-9952, www.moka.or.kr)을 찾고 시간이 되면 고달사지에 들러서 부도(국보 제4호)를 관람해본다. 숭례문 화재 사건 이후에 국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듯이 고달사지 부도도 새롭게 다가설 것이다.
PM 04:00 무엇보다 여주에서 놓치면 아쉬울 곳이 있다. 바로 신륵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인 금모래 은모래 유원지다. 입장료를 안 받는 점이 좋고, 신륵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 큰 강점이다. 여름철에는 야영을 할 수 있고 낚시객들,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든다. 근처에 놀이랜드가 있다. 해질 무렵에는 금모래 은모래 유원지를 끼고 강변으로 내려가서 황포돛배(031-887-2861)를 타면 된다. 황포로 돛을 달고 나무로 만든 황포돛배는 2005년 11월부터 운행되고 있는데 군에서 직접 운영한다. 여주군청 뒤편에서 여주대교까지 왕복 5km 거리이며 30분 정도 소요된다. 하루 총 6번 운행하며 승선 정원은 50명이다. 월요일 휴무, 매시간 정시 운행되며 승선비 5천원이다. 시간이 된다면 여주 참숯마을(031-886-1119)에서 피로를 풀어도 좋고 운 좋아 장터가 서는 날이면 구경을 나서도 괜찮다.

찾아가는 길 | 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신갈분기점에서 영동고속도로)나 중부고속도로(호법분기점에서 영동고속도로) 이용. 이천→여주IC로 나와 우회전하면 여주 읍내로 가게 된다. 맨 처음 명성황후 생가를 만나게 되고 이내 여주대교 지나서 신륵사 방면으로 난 42번 국도 이용. 오른쪽에 신륵사관광지→목아박물관 연계. 금모래 은모래 유원지는 여주대교 건너기 전에 우회전하면 된다.
추천 맛집 | (구)보배네집(031-884-4243)에서는 만두나 보리밥 등 토속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읍내에 있는 마을해장국집(031-885-2450)은 가마솥에 끓여내기 때문에 국물 맛이 시원하다. 또 강천면에 있는 조선옥(031-883-3939)은 한정식으로 소문나 있다. 막국수가 먹고 싶다면 홍원막국수(031-885-0559)를 찾으면 된다.


자유를 향해 달려가는 파주 임진강변의 호국 체험 여행

tour plan

서울 출발→통일전망대 도착→DMZ 관광 신청 후(출발 1시간 전 즈음 신청) 시간에 맞춰 주변 관람→셔틀버스 이용해 코스 따라 움직인다(2시간 30분 정도 소요)→도시락을 준비하거나 헤이리 문화마을로 이동해 식사→헤이리 마을 둘러보기(2시간 정도 소요)→귀가

AM 10:00 자유로는 임진강물을 끼고 임진각까지 거의 직선거리로 이어진다. 서울 도심을 짧게 이어주는 이 길 덕분에 더욱 부담이 없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임진각에 도착해 일단 DMZ관광 신청(031-953-4744, www.dmzpaju.com)을 해두는 것은 기본이다. 잠시 짬을 내서 임진각 주변을 둘러보는 것도 여행의 한 방법인데, 문화해설사의 안내를 받으면 또 다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으레 자유의 다리와 통일연못 쪽으로 따라가게 되는데, 자유의 다리는 짧지만 의미가 깊은 곳이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포로 교환을 위해서 건설한 다리로, 임진강변이 폭우로 불어나 급하게 만드는 바람에 나무로 만들었고, 그래서 건축적인 면으로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남북의 포로 교환 장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 더 이상 갈 수 없는 벽면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통일을 기원하는 마음을 적어 걸어놓은 천조각과 종이, 티셔츠 등이 자유를 갈망하듯 바람에 일렁인다. 그 모습을 보면 현재의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지를 되새기게 된다.
AM 11:00 이곳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은 ‘평화누리공원’ 쪽이다. 의외로 임진각보다는 찾는 이가 많지 않아 한적하다. 야트막한 잔디언덕을 넘어서면 조형물이 있고 호반이 펼쳐지며 ‘카페 안녕’이라는 수상가옥 뒤로 형형색색 팔랑개비가 바람결을 따라 돌고 있다. ‘2005 세계평화축전’을 개최하면서 조성된 공원. 면적이 14만8천5백㎡(4만5천여 평) 정도 되는 자연친화적인 공원은 마치 외국에 온 듯한, 멋진 풍치를 자아낸다. 행사가 없을 때는 찾는 이가 없어 한가롭고 녹색 잔디가 편안하다.
PM 02:00 임진각을 보고 나서 비무장지대(DMZ)를 둘러본다. 자유행동이 불가능한 곳이므로 그저 코스대로 따라가면 되는 일. 따로 설명할 필요는 없다.
PM 04:00 이것만으로 만족이 되지 않는다면 돌아 나오는 길목에 있는 헤이리 문화예술마을(www.heyri.net)을 찾아본다. 하지만 그 곳을 다 돌아다니는 것만도 쉬운 일이 아니다. 멋모르고 갔다가는 들어가는 집마다 내야 하는 입장료 등이 많이 부담스러울 것이다. 욕심 없이 한두 군데 정해놓고 구경하든, 체험을 하든, 먹을거리를 해결하든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찾아가는 길 | 서울→김포공항→행주대교→자유로→문산→임진각관광지→민통선 구경하고 다시 자유로를 거쳐 성동나들목으로 나오면 성동사거리→바로 앞에 헤이리 문화마을→귀가
추천 맛집 | 가나안 덕(031-949-5292, 오리요리), 통일촌두부마을(031-945-3370, 콩요리), 프로방스(031-945-0230, 파스타 등)나 반구정 주변에 있는 나루터(031-952-3472, 장어구이) 등이 괜찮고 헤이리에서도 간단하게 요기할 수 있다.

Posted by 평강이와유자
, |

담양 ~ 대구간 국도 여행
담양~대구간 국도의 여행은 볼거리도 많고 먹거리도 많아요.
어느쪽에서 여행을 시작하던 본인의 뜻이 겠지만
우선 88 고속도로를 먼저 올라타셔서
본인이 사는 지역의 반대쪽에서 부터 여행하시는게 좋을듯 합니다.
여기에선 담양부터 대구 쪽으로 자료를 올립니다.
88 고속도로에서 담양으로 빠져나와 담양쪽으로 가다보면
우측으로 메콰스퀘어숲 가는길이 나옵니다.
거기서 부터 대구 까지의 여행이 시작 됩니다.
IMG_2627-cropL메타1[1].jpg
담양에 메타세콰이아(metasequoia) 가로수길이 많은것은
1970년대 초반 정부의 전국적인 가로수 조성사업때
시법사업으로 메타세콰이아를 집중적으로 심은 때문이라 한다.
당시 3-4년생 묘목을 심은 것이지금은 하늘을 가리는 울창한 가로수숲을 이루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을 갖게 되었다.
몇년전 도로 확장으로 위해 베어 버리기로 했던 숲이지만
지역을 사랑하는 네티즌들과 전국의 네티즌들이 힘을 합쳐
지켜낸 아름다운 길이기도 하다.
그 숲이 끝나면서 한적한 도로를 달리다 보면 어느새 전북 순창에 다다른다.
순창 고추장으로 유명한 이곳엔 볼거이도 많다.
강천 제2 계곡의 절경인 용소와 구름다리
전북 순창군 팔덕면 청계리 강천사에 있는 고려시대의 석탑.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92호. 1316년(충숙왕 3)에 덕현선사가 강천사 중건과 함께 건립한 것으로 전한다.
그 외에 많은곳이 잇으나 생략하고 남원으로 가보자.
뭐 남원이야 사진으로 설명할 필요도 없고
누구나 다 아는 성춘향과 이 도령의 고장이다.
거기서 함양 방면으로 국도를 따라가다보면
함양이 나타난다.
경남 함양군 수동면 원평리에 있는 남계서원.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91호. 1552년에 정여창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되었으며 경내의 건물로는 풍영루, 전사청, 명성당, 양정재, 보인재,
애련헌, 영매헌 등이 있다.
함양군 안의면 상원리에 있는 계곡.
그리고 많은 볼거리가 있다
물론 어느곳이나 여행전에 미리 인터넷으로 각 군의 홈피에 들어가면
그 지역의 명소가 나타난다.
시간 여유가 많다면 상관 없지만 안그러면 꼭 가보고 싶은곳만
미리 선정하는게 도움이 된다.
함양에서 다시 거창으로 길을 들어서면
우측에 계곡이 나타나면 거창의 시작이다.

물레방아



제일먼저 나타나는곳이 거창의 건흥산 등산로
아름다운 계곡과 함께하는 이곳은 상림숲으로도 유명하다.
거창을 지나 해인사쪽으로 가다보면
험준한 태백 준령을 넘어야 한다.
아름다운 태백의 장관


태백의 절경
태백을 넘어서면 해인사가 나타난다..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팔만 대장경이 있는 이곳.

해인사 입구


팔만 대장경(사진이 좀..후레쉬를 터트릴수 없는 관계로)
해인사야 누구나 한번쯤은 와 보았으리라 생각한다.
아무튼 주변 경치가 아름답다.
다시 국도를 타고 성산(고령)으로 가보자.
우측에 최치원 선생의 벽송정이 있다,
그앞에 잠시 쉬면서 근처의 딸기밭에서 싱싱한 딸기를 한입.

최치원 선생의 벽송정



달콤한 휴식을 마치고 고령으로 가보면 고분과 벽화가 기다린다.
그리고 여행의 종착지까지 가면 끝...
대충 시간은 8~9 시간이 걸리는 긴 여정이지만
곳곳에서 쉬면서 가기 때문에 그리 힘들진 않다.
국도의 여행에서는 특히 각 지방의 문화를 알수있어 더 흥미롭다고 본다.

Posted by 평강이와유자
, |

새로운 주모 맞은 마지막 주막…경북 예천 '삼강주막'

바쁜 걸음 멈추고 여기서 목이나 축이고 가이소
주모로 뽑힌 비결? 이 술상에 담겨있지


경북 상주에 사는 한민광(57)씨가 지난 22일 오후 친구들과 '삼강주막(三江酒幕)'을 찾았다. "주막이 아직 있다고 해서 구경 왔어요. 진짜 그대로네요. 옛날에 여기 나루터에서 배도 타고 했거든요." 함께 온 친구들도 신이 났다. "옛날 서까래 그대로네. 불 때는 아궁이도 다 있어. 솥도 걸렸고. 잘 왔다, 야!"

경북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 낙동강이 내성천, 금천과 만나는 곳이다. 이곳에 삼강 나루터가 있다. 일제 때만해도 과거 물자와 사람이 분주하게 오가던 교통 요지였다. 부산에서 올라온 소금배, 쌀을 실은 미곡선 상인들의 물물교환으로 분주했다. 서울로 올라가는 장사치와 물자로 북적거렸다. 장이 서는 날이면 하루에도 나룻배가 30여 차례 강 이쪽과 저쪽을 오갔다.

  • ▲ 하루 일과를 마친 삼강주막 툇마루에 마을 주민들이 앉아 맛걸리를 마신다. 주막 뒤로 강물이 오슴푸레하게 보인다.
삼강리 주민들은 그 시절을 어제처럼 기억한다. "사람들이 전부 일루 건너가. 소들도 전부 이리로 넘어갔지. 소장수들이 소를 댓 마리씩 사가지고 여기서 물을 건너 서울로 올라갔어요. 소마다 지가 신을 짚신을 한 짐씩 짊어지고 강을 건네. 그래 문경새재 넘어가지고 소한테 짚신 갈아 신겨가면서 서울까지 가는 거요. 과거 보는 사람들도 그래 다니고. 여기 주막도 손님이 그랬기 많았고. 소 일곱 마리를 실을 수 있는 나룻배와 사람 20명이 탈 수 있는 나룻배, 그렇게 두 척이 항상 왔다갔다 했지."

삼강주막은 1900년쯤부터 삼강 나루터, 거대한 회나무 아래 자리 잡았다. 지난 2005년 90세로 사망한 '마지막 주모(酒母)' 유옥연 할머니가 삼강주막을 꾸리기 시작한 건 1930년대였다. 70년 가까이 손님을 받았다. 유 할머니 이전에도 주모가 둘쯤 더 있었다지만, 주민들은 "주모라고 하면 유 할머니만 떠오른다"고 했다.

삼강리 정재윤 이장은 "유 할머니는 글도 숫자도 몰랐지만 머리가 비상했다"고 했다. "외상을 주면 부엌 흙벽에 칼로 금을 그었어요. 세로로 짧은 금은 '막걸리 한 잔'이고, 긴 금은 '막걸리 한 되'란 뜻이에요. 외상값 다 갚으면 가로로 긴 금을 그었지요." 부엌 흙벽에는 길고 짧은 금이 무수히 남아있다. 가로 긴 금이 없는 것도 많은 걸 보면, 주모의 인심이 그렇게 야박하진 않았던 모양이다.

번성하던 나루터와 주막은 1970년대부터 쇠락했다. 나루터 아래로 다리가 놓이고, 제방이 생기면서 인적이 끊겼다. 건설 붐으로 강 바닥에서 골재를 파내면서 그렇잖아도 줄어든 물이 더 말랐다. 회나무 뒤통수까지 차 오르던 강물은 이제 나루터 저 아래에서 골골 흐를 뿐이다.

손님은 끊겼지만 유 할머니는 주막을 유지했다. "그 할마시 아니면 벌써 없어졌지. 젊은 사람 같으면 접었을텐데. 마을 사람 오면 소주 한 병 팔고, 두 병 팔고 했지. 배 없어지고는 할마시 혼자 세월을 보냈어요."

  • ▲ 새 주모 권태순씨와 그녀의 솜씨.

유옥연 할머니는 2005년 세상을 떠났다. 돌볼 주모가 없어진 삼강주막은 허물어져갔다. "우리나라에 주막은 이것뿐인데, 없어져야 되겠느냐"며 삼강리 주민들이 주막 살리기에 나섰다.

2005년 12월 경북도 민속자료로 지정됐다. 정재윤 이장은 "저 부엌 덕분에 문화재로 지정 받은 것"이라고 했다. "일반 가정집 부엌과 다르게 문이 네 개나 있죠? 몸만 움직이면 사방 팔방으로 바로 나갈 수 있는 구조입니다." 주막집은 작지만 옹골차다. "여자가 작아도 아는 낳는다고, 있을 건 다 있다"는 이장 말마따나, 16평에 불과하지만 부엌, 방 둘, 툇마루에 다락까지 있다.

경북도에서 1억5000만원을 지원 받아 훼손된 목재와 지붕을 걷어내고 초가집을 복원했다. 유 할머니가 금을 새긴 흙벽은 그대로 뜯어냈다가 고스란히 살렸다. 10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원두막 두 채도 세웠다. 1934년 '갑술년 대홍수'로 무너진 흙집 두 채도 주막 앞에 다시 들어선다. 한 채는 사공이, 다른 한 채는 보부상들이 숙소로 사용했다.

지난해에는 새 주모를 '공모'했다. 그래 봤자 삼강리 마을 주민 대상이었지만. 선발 조건은 딱 세 가지였다. '술을 직접 담가야 한다' '손님에게 친절해야 한다' '주막을 비우면 안된다'. 주민 셋이 주모 선발경쟁에 나섰고, 권태순(70)씨가 유 할머니의 뒤를 이을 주모로 선발됐다. 나이도 적당하고, 친절하고, 무엇보다 술을 잘 빚어서 남보다 높은 점수를 땄다.

'마지막 주막이 복원됐다'고 소문이 나면서 요즘 삼강주막에는 다시 손님이 몰린다. 예전 같지야 않겠지만 평일 70여 명, 주말이면 200여 명이 삼강주막을 찾는다. 나이 좀 있는 분들은 옛 주막이 남아있다는 게 반갑고, 젊은 사람들은 신기하다. 주막에 앉아 막걸리를 마시는 맛도 꽤 근사하다. 권태순 주모가 스물한 살에 시집와서부터 빚은 막걸리는 옛날 맛 그대로다. 많이 마셔도 머리가 아프지 않다. 두부와 묵도 공장에서 만든 것과는 확연하게 다르다.

안주 중에서 으뜸은 배추전. 물에다 밀가루 푼 묽은 반죽에 배춧잎을 잠깐 담갔다가 아무런 고명도 없이 그냥 프라이팬에 지져낸다. 심심하지만, 먹다 보면 희미한 단맛과 감칠맛이 배 나온다. 꾸밈 없고 투박한, 그야말로 '경상도스런' 음식이다. 막걸리 한 주전자(1되) 5000원, 배추전 3000원, 두부 2000원, 묵 2000원. 1만2000원짜리 '세트'로 시키면 막걸리부터 배추전, 두부, 묵, 김치가 한꺼번에 나온다.

권태순씨는 주모가 된 것이 영 탐탁잖은 척한다. "사람 꼬라지 안 되고 이게 뭐꼬?" 권 주모는 막걸리 자국이 확연한 바지를 손으로 가리켰다. 삼강리 노인회장인 남편 정수영(71)씨가 주막 살리기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던 사람 중 하나니, 주모도 남편이 하자 해서 나섰을 가능성이 있어 보이기는 한다.

주모 일을 시작한 뒤부터 권씨는 새벽 두 시는 돼야 잠자리에 든다. 다음날 손님에게 낼 막걸리를 빚고, 묵을 쑤고, 두부를 만들다 보면 시간이 휙휙 지나간다. 그래도 자기가 만든 술이며 안주를 손님들이 잘 먹으니 기분 좋다. 여기저기 신문이나 방송 인터뷰에서 "유 할머니를 생각하며 삼강주막을 오래 보존하겠다"고 하는 것을 보면 진짜로 싫지는 않은 것 같다.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달리다 점촌·함창IC에서 빠져나온다. 문경시에서 34번 국도를 타고 예천 방면으로 가다 보면 산양면 소재지에서 59번 지방도를 만난다. 풍양 방면으로 10분쯤 가면 삼강교다. 다리를 건너면 삼강주막 이정표가 보인다. 주막은 다리 바로 옆에 있다.

예천군 문화관광과 (054)650-6369

60년대 거리 걷다 허기지면 막창순대 한 접시



'삼강주막' 갔다가 여기도 보고 오세요

삼강주막만 둘러보고 예천을 떠나기 아쉽다면 용궁면에 가보자. 삼강주막에서 차로 10분쯤밖에 안 걸린다. 4와 9가 들어가는 날은 면사무소 부근에 '용궁장'이 선다. 지금은 한산하지만 옛날에는 문경과 예천 사람과 물자가 몰리던 5일장이다.

삼강주막에 조선시대 정취가 남아있다면, 용궁면에선 1960년대로 되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는다. 철공소, 떡집, 기름집 등 1960년대 지어져 곱게 나이 먹은 건물들이 친근하고 반갑다. 옛 양조장 건물은 2층 벽돌집〈왼쪽 사진〉인데, 온통 담쟁이로 뒤덮인 모습이 동화책에서 튀어나온 것만 같다.

삼강주막 음식은 안줏거리로는 훌륭하지만, 한 끼 식사로는 사실 좀 허전하다. 그러니 식사는 용궁면에서 해결하자. 용궁면은 막창순대〈오른쪽 사진〉가 유명하다. 순대는 보통 돼지의 대창을 쓰지만, 용궁면에서는 막창을 쓴다. 막창순대를 내는 식당이 다섯 곳쯤 된다. 맛은 어디나 비슷하다.

막창순대를 처음 만든 건 5년 전 세상을 떠난 '단골식당(054-653-6126)' 김대순씨다. 김대순씨의 뒤를 이어 단골식당을 운영하는 며느리 김미정씨는 "처음에는 일반적인 순대를 주로 하고 막창 순대는 조금씩 했는데, 손님들이 원해서 막창으로만 순대를 만들게 됐다"고 했다. 대창보다 훨씬 두툼한 막창은 쫄깃하면서 씹을수록 고소하다. 단 돼지 누린내가 좀 난다. 막창순대 5000원.

냄새에 민감하다면 '오징어불고기(5000원)'나 '돼지불고기(6000원)' '닭불구이(6000원)'가 낫겠다. 재료에 따라 조금씩 차이 나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매콤하게 양념해 연탄불에 먹음직스럽게 구웠다. 뼈를 제거한 '닭발구이(5000원)'는 아주 쫄깃하다.

용궁장 근처 금남리엔 희한한 나무가 있다. 이름 황목근(黃木根). 세금을 낸다, 매년 꼬박꼬박. 일제 강점기, 토지 등기제도가 시작되자 마을 주민들이 마을 공동 소유 땅을 누구 앞으로 등기할까 고민하다가 500년 된 느릅나무 앞으로 등기했다. 등기를 하려니 이름이 필요했다. 황목근은 '5월 노란 꽃을 피우는 근본 있는 나무'란 뜻이다.

회룡포(回龍浦)도 볼 만하다. 섬처럼 생긴 마을이다. 내성천이 350도 휘감고 돌아나간다. '한국에서 가장 완벽한 물돌이동'이라 평가받는다. 비룡산 중턱 '회룡대(回龍臺)'에 올라야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다.

Posted by 평강이와유자
, |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