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有意事必成 where there,s a will there,s a way 뜻을 품고 있으면 이룰수있다 010-7641-1981 평강이와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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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07.11.15 가깝지만 먼곳 마지막 가을을 느끼면서 묵자
  4. 2007.11.15 전통 한국의 음식

강원도 화천 버섯돌이 황톳집

진흙이 빚어낸 친환경 공간


집을 짓는다고 하면 흔히 단단한 벽돌이나 돌, 나무를 쌓아 올린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황토를 잘 반죽해서 쌓는, 매우 단순한 작업만으로도 ‘버젓한’ 집 한 채는 탄생된다. 어디 집의 탄탄함뿐일까.
40cm의 황토벽이 스스로 숨을 쉬니 아토피나 감기 걸릴 걱정이 없다. 김광수·황기순 부부는 20년간의 아파트 생활을 접고 직접 지은 황톳집에서 오늘도 즐거운 귀농일기를 쓰고 있다.
화천 터 닦기 2년, 이제야 조금씩 시골 사람이 되어간다는 이 부부의 안빈낙도 찬가를 들어봤다.

김광수(51)·황기순(49) 부부에게 아파트는 닭장같은 삶이었다. 하지만 옴짝달싹할 수가 없었다. 아이들은 자라고 학비는 만만치 않았으며 직장생활은 정신없이 흘러갔다. 그러다 때가 왔다. 22년 장기근무를 했던 남편이 명예퇴직을 결심하면서 드디어 귀농작업에 들어간 것. 물론 아내 황기순 씨보다 김광수 씨의 입김이 더 셌지만 말이다.


20년 아파트 생활 청산하고 화천 생활 ‘예약’

▲ [위]조명은 황톳집과 같은 색감을 유지하면서 포근한 느낌을 강조했다. 마치 처마 아래 달린 벌집 같다. [아래]집의 벽체는 오직 황토와 통소나무로 쌓았다. 집안에 들어가면 향긋한 솔향이 퍼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황톳집과 잘 어울리는 지게는 아이들을 위한 체험거리다.
“남편이 귀농하자고 했을 때 잠시 고민은 했지만 흔쾌히 승낙했어요. 옛날부터 귀농귀농 노래를 불렀거든요. 그래서 남편이 원하는 대로 해주자고 결심했죠.

남편을 위한 일생일대의 이벤트랄까요?”남편 김광수 씨는 명예퇴직을 하면서 1년 동안 본격적인 집짓기 준비에 들어갔다. 시골에 어울릴 만한 황톳집을 짓기로 결심하고는 자료도 알아보고 전문가를 찾아가 자문도 구했다. 화천에 터를 잡은 것은 김씨가 출장 때마다 이곳을 자주 지나다녔기 때문. 때마침 화천군의 무료 집짓기 인력 지원도 받을 수 있었다.

“전통집을 짓는다고 하자 군에서 건축인력을 지원 해주더군요. 어차피 황톳집을 지을 생각이었는데 잘 됐다 싶었죠. 집 짓는 데 요한 인력을 배정받아 약 1500만원을 절약할 수 있었어요. 재료비는 공짜로 퉁친 셈이죠.”

이러한 지원 덕에 화천군에는 17동의 전통가옥이 새로 둥지를 틀었다. 화천군전통황토집전수학교에 소속된 실습생들이 목재비를 받아 물품을 구입하고 팀을 짜서 시공까지 도와준 것. 이렇게 인력 지원을 받아 당초 예상했던 공사비의 30~40%까지 절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처음 집을 짓는 사람에겐 함께 의논할 수 있는 든든한 지원군이 생기니 여러모로 이득이 많다.

남편이 실습생들과 손발을 맞추는 동안 아내는 세집 살림에 정신이 없었다. 딸은 서울에서 대학교를 다녔고, 아들은 춘천에서 고등학교를 다녔으며, 남편은 황톳집을 짓겠노라며 화천에서 떠나질 아서다. 자연스레 한 가족 세살 림이 되어버린 셈이다.

산자락에 둥지 튼 버섯돌이 황톳집


부부의 황톳집은 천장이 높은 본채와 2층으로 구성된 별채로 이뤄져 있다. 두 부부와 노모의 생활공간인 본채는 방 두 개와 부엌으로 이뤄져 있는데, 거실 천장을 높게 만들어 최대한 시원한 느낌을 더했다. 별채는 관광객을 위한 펜션으로 이용하기 위해 층마다 독립적인 공간으로 만들었다. 특히 2층 방에는 보석 같은 밤하늘을 볼 수 있게 천창을 만들었다. 또 찬바람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모든 문은 이중으로 설계했다.

지금은 ‘버젓한’ 집 모양새를 갖췄지만, 사실 두 채의 황톳집은 김광수 씨의 손에서 탄생된 진흙 창작품이다. 보통 황토로 집을 짓는다고 하면 통나무로 기둥을 세우고 흙벽을 쌓는 것이 일반적인 건축방법. 하지만 김광수 씨는 어떤 기둥도 없이 황토를 반죽해서 손으로 떼어내 층층이 쌓아 올렸다. 돌과 콘크리트로 기단을 쌓고는 황토로 40cm 두께에 달하는 벽을 만들어

갔다. 황토를 쌓다가 그 위에 매끈하게 깎은 소나무를 가로로 올리고, 다시 황토를 쌓는 방식으로 집을 완성한 것. 설계도도 따로 없었다. 종이에다 밑그림을 그리고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과 상의해 집의 형태를 잡았다. 그래서 이 부부의 집은 네모상자가 아니라 동그라미 형태다. 그것도 나무껍질로 지붕을 만들어 멀리서 보면 마치 버섯돌이처럼 생겼다.

“집을 짓는 데 들어간 황토만 덤프트럭 10대 정도 됐을 거예요. 그 황토로 미술작업을 하듯이 반죽하고 쌓기를 반복했죠. 그렇게 작업할 때는 비가 제일 싫어요. 황토와 비는 적이 거든요. 후드득 빗소리만 나도 벌떡 일어나 비닐을 덮어줘야 했죠.”

1년 동안 집을 지은 사람은 김광수 씨를 비롯해 실습생 세 명. 구입한 땅에 적절한 황토가 있어 재료비는 목재비와 내부구조를 만드는 비용 정도였다. 그래도 만들면 만들수록 들어가는 게 돈인지라, 처음엔 꼼꼼히 기록했던 비용장부도 나중에는 아예 없애버렸단다. 어림짐작으로 따져보면 본채와 별채를 모두 짓는 데 들어간 비용은 1억 5000만원 정도다.

황톳집을 봄에 지어야 하는 이유

“황톳집은 품만 해결된다면 평당 200만원에도 지을 수 있어요. 30평을 기준으로 한다면 6000만원이면 되죠. 대신 내부에 들어가는 돈이 적지 아요. 싱크대, 마루, 화장실, 벽채에 들어가는 돈이 꽤 되거든요. 문짝만 600만~700만원이 들어갔으니까요.”

번듯한 설계도도 없이, 그것도 보자가 황톳집을 지었다고 하면 ‘누구나 짓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황톳집은 잘못 지으면 집 자체가 ‘흘러내리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 황톳집을 봄에 지어야 하는것도 이 때문. 가을에 집을 지으면 겨울에 냉동상태로 있다가 봄이 되면 주르륵 흘러내려서다. 인근 동네에도 흘러내린 황톳집이 한 채 있단다. 자연의 재료를 이용하는 만큼 자연의 순리를 잘 따라야 하는 것이 황톳집의 원칙이다.

김광수 씨가 자신의 집을 ‘미완성’ 운운하는 것도 황톳집의 고유한 특성 때문이다. 해가 갈수록 조금씩 손을 봐줘야 하기 때문에 완전하게 자리를 잡으려면 10년은 있어야 한단다. 특히 황토와 나무 사이에 틈이 벌어져 가을철에는 메우는 작업을 꼭 해줘야 한다.

이런 ‘보충작업’만 끝난다면 황톳집은 21세기 최고의 웰빙 집이다.
“황토는 숨을 쉰다고 하잖아요. 스스로 통풍도 시키고 습도 조절도 하니까요. 그래서인지 이곳에 이사 오면서 한번도 감기에 걸리지 았어요. 환절기도 거뜬히 넘기죠. 당연히 피부에도 좋죠. 아토피가 있는 조카도 가끔 와서 자고 갈 정도예요.”

▲ [좌]황토집의 마무리는 나무껍질로 쌓은 지붕이다. 여기에 항아리와 고목으로 굴뚝과 정수리 부분을 장식해 포인트를 줬다. [우]지붕은 통 소나무를 연결해 만들었다. 인테리어 효과를 높이기 위해 소나무의 형태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 특징.

황토에 통소나무를 곁들인 덕분에 집안에는 언제나 향긋한 솔향이 퍼진다. 천연 방향제인 셈이다. 무엇보다 황기순 씨는 황톳집에 살면서 남편이 참 유해졌다고 귀띔한다. 아파트에 살 때는 신경질도 자주 부리고, 매사에 예민하게 굴었지만 지금은 시골 사람이 다 됐는지 얼굴이 참 밝아졌단다. 아마도 나쁜 기운을 없애는 황토가 자정기능을 발휘한 덕분은 아닌지 모르겠다.

전원생활에는 베짱이보다 개미가 어울린다“시골에 살면서 편하고 쉽게 살려고 하면 안 돼요. 자연이 주는 기쁨과 더불어 불편함도 감수해야 하거든요. 곤충들과 동거하는 것도 마찬가지죠. 거미, 귀뚜라미, 개미가 황토와 나무 틈새로 가끔 들어오기도 하거든요. 이제는 아무렇지도 지만 기에는 신경이 많이 쓰였죠.”

시골은 자고 일어나면 ‘일’이라는 게 이들 부부의 웃음 섞인 하소연. 아침에 보면 마당의 풀이 부쩍 자라 있고, 집 이곳저곳에는 거미가 새집을 짓는다. 개와 닭 모이도 줘야 하고, 날씨 봐가면서 틈틈이 농작물도 손봐야 한다. 사람들은 무릉도원 꿈꾸며 여유롭게 전원생활을 즐긴다고 오해하지만, 사실 그렇지도다. 오히려 도심에서 생활했던 것보다 훨씬 바쁘다.

“지인들이 찾아오면 항상 하는 질문이 있어요. 황톳집에서 사는 건 좋지만 도대체 뭘 먹고 사느냐고요.
자신들도 전원생활을 하고는 싶지만 뭘 해야 할지 몰라서 선뜻 실천할 수가 없다고 하네요.”

이들 부부도 ‘먹고 살’걱정을 안한 건 아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김광수 씨가 직장생활 때부터 애정을 가졌던 분재다. 나무 분재를 기본으로 천마도 기르고 머루도 재배한다. 여름 한달 장사지만 용돈이라도 벌자는 마음으로 펜션도 운영한다. 아직 큰 수익은 못 내지만 이것저것 시도해보는 중이라고.

“손님이 온다고 해서 머루를 따려고 했는데, 얼마전 비가 많이 내리는 바람에 모두 망쳐버렸지 뭐예요. 먹음직스럽게 달렸던 머루의 반은 새들이 가져가고, 반은 날씨가 훔쳐가네요. 우리 부부가 먹은 거라곤 몇 송이 될까 싶어요. 하하.”

이제 곧 가을이면 황톳집을 감싸고 있는 용화산은 오색 빛깔로 변신을 한다. 아직 귀농 2년차에 불과한 이 부부에게 사시사철 자연의 변화는 여전히 신비롭기만 하다. 얼마 전에는 청정지역에서만 산다는 반딧불이가 번쩍번쩍 금광을 냈다며 자랑을 한다. 그 소박한 자연의 선물이 이 부부가 흙집을 짓고 귀농하면서 얻은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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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사 들머리를 지키는 천연기념물 제223호 은행나무
ⓒ 안병기
웅장하지도 평평하지도 않은 곳, 영동
단풍이 타고난 고운 빛을 아직 잃지 않고 있을 장성 백암산으로 갈까, 아니면 고요한 산사로 찾아가서 적요로움에 흠뻑 젖었다올까. 한참 궁리 끝에 충북 영동으로 행선지를 정한다. 지금쯤 천 년을 넘게 산 영국사 은행나무도 황금색으로 물든 단풍을 자랑하고 있을 것이며, 영동 읍내 곳곳의 곶감 말리는 풍경도 볼만할 것이기 때문이다. 신라 경덕왕 이전,영동군(永同郡)의 이름은길동군(吉同郡)이었다. 길 영(永)자인 ''''영''''자를 음으로 읽던 것을 훈독으로 바꾼 것뿐이지 이름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산줄기가 길게 에워싸고 있다고 해서 길동으로 불렸던 것이 아닌가 싶다.이중환(1690~1752)은 <택리지>에서 영동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영동은 속리산과 덕유산 사이에 있다. 동쪽에는 추풍령이 있는데 덕유산에서 뻗어나온 맥이 지나가다가 정기를 멈춘 곳이다. 비록 고개라 부르지만 실상은 평지나 다름없다. 그러므로 비록 산이 많다고 하나 심하게 거칠거나 웅장하지 않으며 또 몹시 낮거나 평평하지도 않다. 바위와 봉우리가 윤택하고 맑은 기운을 띠었으며 시내와 산골 물은맑고 깨끗하여 사랑할만하며 조잡하거나 놀랄만한형상도 없다. 땅이 기름진데다 물이 많으므로 물대기가 쉬워 가뭄으로 인한 재해가 적다. (永同在俗離德裕兩山之間東有秋風嶺嶺爲德裕過?息氣處名雖嶺也實則平地故山雖多不甚○壯亦不甚低平而石峯巒俱帶潤澤和淑之氣溪澗澄淸可愛無粗惡驚急之狀土地亦肥厚水多易漑少旱災). - 이중환의 <택리지> ''''팔도총론''''중 충청도 편 이중환이 본 그대로 영동의 시내와 산골 물은 맑고 깨끗하여 사랑할 만하다.그리고 "심하게 거칠거나 웅장하지 않"을는지 모르지만 곤천산·각화산·삼도봉 등 1000m가 넘는 산도 있다. 높이야 앞에 열거한 산들에 크게 못 미치지만 암반과 암릉 타기로 아기자기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천태산(714.7m)도 있다. 오늘(10일), 나의 영동 여행은 천태산에서 시작해서 영동읍내로 가서 곶감 말리는 풍경을 실컷 바라보다 오는 것이다. 적당한 긴장과 스릴을 즐길 수 있는 천태산 산행
영동 천태산(해발 714.7m).
등산객들이 암벽을 기어오르고 있다.
천태산은 충북의 설악산으로불릴만큼 경관이 아름다운 산이다. 누교리에서 오르는 길도 있고 명덕리에서 오르는 길도 있다. 명덕리에서 오르는 산길이 호젓하다. 이중환의 말투를 빌리자면 ''''사랑할 만한'''' 길이다. 누교리에서 오르던 명덕리에서 오르던 영국사 옆으로 난 산길을 통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영국사 앞에 이르자, 먼저 은행나무에게로 가서 문안 인사부터 여쭌다. ''''그동안 기체후 일향만강하옵신지요? 오늘은 뭔 바람이 불어 여까지 온겨?'''' 아닌 게 아니라 오늘은 날씨도 흐린데다 바람까지 몹시 분다. 천태산 꼭대기까지 올랐다 하산하는 데 걸릴 예상 시간은 2시간.그 정도 시간이면 이렇게 바람이 심한 날엔 잎이 많이 떨어져 나무의 아름다운 수형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면 미리 한 컷 찍어둘 일이다. ''''자, 찍습니다. 은행나무님, 절대 눈 감으시면 안 됩니다.'''' 암릉으로 이어지는 ''''A 코스''''를 탄다. 단체 등산객이 많아 그 틈에 살짝 묻어간다. 암릉 하나를 타고나서 숨을 채 고르기도 전에, 또 하나의 암릉이 기다리고 있다. ''''오메, 징헌 거.'''' 그러나 천태산의 암릉은 절대 위험하지 않다. 적당한 긴장과 스릴만 줄 뿐이다. 시원한 조망과 산행의 맛이 그만이다. 저만치 아래에서 홀로 나라의 안녕을 비는 영국사의 고독한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1시간 동안 밧줄을 탄 끝에 마침내 정상에 이른다. 저 멀리 갈기산이 보이고, 충남 금산 제원면 일대가 바라다 보인다. 날씨가 잔뜩 흐리다. 시야가 멀리까지 미치지 못한다. 비가 오려나? 암반은 오르기보다 내려가기가 훨씬 어렵다. 산세가 완만한 D 코스로 하산하기로 한다. 길 곳곳엔 지난 2005년 4월 말에 일어났던 산불이 남긴흔적이 남아 있다. 불에 타버린 채 앙상하게 서 있는 고사목들이 안쓰럽다. 다음 세상에 태어나거든, 그때는나무로 태어나지 말고 산불이 나도 쉽게 달아날 수 있는 고라니 같은 산짐승으로라도 태어나렴. 앞으로는 영국(寧國)보다는 영산(寧山)을 비시라
규모는 작지만 불교문화의 흥취가 그윽한 천년 고찰 영국사
내려가는 길은 호젓하다. 한가한 마음으로 편하게 오만 잡생각을 품고서도 너끈히 갈 수 있는 길이다. 등산로가 끝나는 곳에서 보물 제532호 영국사 부도를 만나러 낮은 산기슭을 올라간다. 지붕돌의 각 면에 판 기왓골과 처마의 곡선이 잘 어울려서 산뜻한 인상을 주는 부도다. 그동안 잘 있었나. 부도에게 눈인사를 건넨다. 2005년 5월 초, 이곳에 온 적이 있다. 천태산 산불이 일어난 며칠 후였다. 부도 옆 50m 지점까지 바짝 다가온 산불의 생생한 흔적. ''''산불이 조금만 더 진행했더라면 뜨거운 불 먹은 부도의 지붕돌이 산산이 깨어져 튀었을지 모른다''''라는 생각에 가슴이 얼마나 철렁했던가. 보물 2점과 지방 유형문화재 3점 등 영국사는 규모에 비해 많은 문화재를 지닌 사찰이다. 영국사 경내로 들어서자, 보수를 끝낸 대웅전이 모습을 드러낸다. 작아서 아름답고, 소박해서 돋보이는 건물이다. 영국사 대웅전에 들어 부처님께 말했다. ''''이젠 구국 기도 같은 건 하지 마시고 다시는 이 천태산에 산불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도하시라고, 영국(寧國)보다는 영산(寧山)을 비시라고.'''' 영국사를 내려오면서 다시 은행나무에게로 들리니, 거센 바람 때문에 그새 나무의 가지가 앙상해졌다. 은행나무 발아래 수북이 쌓인 황금색 이파리들이 고혹적이다. 생애의 한 단락을 이렇게 아름답게 마무리 하는 걸 보니, 은행나무 네 일생이 얼마나 깨끗했는지 미루어 알겠다. 오후 1시. 망탑봉까지 들르고 나서 천태산을 내려간다. 일찌감치 영동으로 가서 곶감 말리는 광경이나 실컷 눈요기하다 가리라. 우리나라 음악의 발원지인 영동
부용리 산자락에 있는 난계국악당
난계국악단 연습실. 한 단원이 향피리를 불고 있다.
쏜살같이 달려 호탄교를 지나 학산을 지나 영동교에 이른다. 다리를 건너기 전에 부용리 산자락에 있는 난계국악당에 들른다. 한옥과 양옥을 적당히 절충한 ''''퓨전식'''' 2층 건물인 난계국악당이 나그네를 맞는다. 이곳 영동은 우리나라 음악의 고향이다. 세종대왕 때 아악을 정리했던 난계 박연(1378~1458)이 태어난 곳이기 때문이다. 박연의 호를 따서 이름붙인 건물인 난계국악당은 개관한 지 올해로 꼭 20년이 되었다. 그동안 이곳은 국악 공연은 물론각종 문화행사를 여는 등 영동 문화의 요람으로서의 구실을 톡톡히 해왔다. 국악당 왼쪽에 있는 작은 건물을 쓰고 있는 난계국악단을 찾아간다. 난계국악단은 군 단위 행정기구에선 우리나라최초로 조직된 국악관현악단이다. 연습실을 둘러보려고안으로 들어가니, 한 단원이 자리에 앉아서 향피리를 불고 있다. "소리가 좋다"고 했더니 "고맙다"라고 응대한다. 국악을 하는 젊은이들을 보면 늘 기특하다는생각을 하곤 한다. 이 외래문화의 홍수 속에서 외나무다리를 건너가는 사람의 외로움을 능히 짐작하기 때문이다. 이번엔 난계국악단 좌측에 자리한 향토민속자료관으로 간다. 1층 전시실에 들어서자,왼쪽에 ''''노근리 양민 학살 사건'''' 발굴 현장 모형이 설치돼 있다. 1999년 9월 미국의 AP통신이 특종 보도함으로써미군이 저지른 이 가증스러운 범죄인 ''''노근리 양민 학살 사건''''은 비로소 청천백일하에 드러나게 되었다. 해골과 팔다리가 제멋대로 흩어진 풍경. 발굴 현장을 재현한 모형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떨린다. 모형 옆에는 ''''말하라! 그날의 진실을''''이란 정삼일 시인의 시가 새겨져 있다. 서기만 하면 죽는겨
나오기만 하면 죽는겨
삶은
죽음보다 처절했다
반세기가 흘러도 쌍굴다리가
아직도 눈을 감지 못하고
두 눈을 크게 뜨고 있다
진실을 밝혀달라고…
- 정삼일 시 ''''말하라! 그날의 진실을'''' 일부 흔히 역사의 법정에선 시효가 소멸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 시효란 기억이 가진 힘을 뜻한다. 망각하는 순간 시효는 끝나고 만다. ''''노근리 양민 학살 사건''''은 새로이 태어나는 세대에게도 이 죄악은 전해져야 마땅하리라. 전시장 안에는 그밖에도 박연의 초상화와 전통악기와 민속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그 가운데 특별히 내 눈길을 잡아끄는 것은 등잔대들이다. 등잔대가 보여주는 조형성은 소박하면서 기품 있는 아름다움이다. 난계국악당 옆 골목을 조금만 올라가면 영동 향교가 있다. 향교는 250년 전, 구교동에서 이곳으로 옮겨져 다시 지었다고 한다. 제일 앞쪽에 자리한 건물이 명륜당이다. 계단을 밟고 올라가니 삐걱거리는 소리가 난다. 제향 공간인 대성전은 굳게 닫혀 있다. 무엇을 수리하는지 한쪽에선 공사가 한창이다. 영동군 심천면 옥계리에서 태어난 난계 박연은 어려서 영동향교에서 학문적 소양을 닦았다고 한다. 당시엔 향교가 어느 곳에 있었는지 말 수 없지만. 아름답지만 사람의 기척이 들리지 않으니
계산리 금동마을에 있는 중요민속자료 제140호 규당고택(永同 圭堂 古宅).
향교를 나와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금동마을에 있는 ''''규당 고택''''이다.길게 늘어선맞담이이 집의 크기를 말해주는 듯하다.그런데 도대체 대문은 어디 있는 것일까. 한 바퀴를 빙 돌고 나서야 겨우 찾았다. 관리인의 집으로 보이는 허름한 집 한 채가 입구를 가리고 있었던 탓이다. 아무튼 이만한 규모의 집에 솟을대문이 없다는 건 이상한 일이다.안으로 들어가자 안채와 광채가 이마를 맞댄''''ㅁ''''자 형을 이룬 건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안채는사랑 공간을 덧붙인 ''''ㄱ''''자 형이다.안채 뒤쪽에 자리한 광채 역시 ''''ㄱ''''자 형인데 뒤뜰을 둘러싸듯이 지었다. 창고로쓰는 건물인데도 아주 고전적인 맛을 풍기는 건물이다. 이 집을 지은 규당 송복헌의 성품이 얼마나 깔끔한 분이었던가를 알 것 같다. 안채 건넌방 맞바라기엔 작은 초가지붕 건물이 하나 있다. 바로 뒷간이다. 장독대엔 크고 작은 장독이 여러 개 놓여 있다. 관람객들의 눈맛을 위해 놓은 것이리라. 장독대에 아주 큰 모과들이 뒹굴고 있다. 옆집 모과나무가 담장 곁에 바짝 붙어서 이 집의 아름다움을 위해 찬조출연하고 있다. 그러나 그토록많은 아름다움을 지녔음에도 이 집은 소슬하고 스산하다. 아무리 고급스럽게 치장한들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이란 허깨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옛 영동 사람들의 생업은''''목화 가꾸기''''
아주머니들이 곶감을 손질하고 있다.
규당 선생 댁을 나서 곶감 말리는 풍경을 구경하러 간다. 양강에 곶감 말리는 건조장이 크다는 말을 들었지만 번거로워 그냥 읍내로 가는 것이다. 영동군 하면 우리는 으레 감과 곶감을 떠올린다. 우리나라에서 감이 언제부터재배됐을까. 안압지에서 감꽃 가루가 발견되기도 했지만 감이 일반적으로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조선시대부터였던 것으로 보인다. 아무 감이나 곶감을 깎는 건 아니다. 모양이 길쭉한 ''''장둥이''''라는 감이 있는데 이 감이 바로 곶감 깎는 데 쓰이는 감이다. 어릴 적 살던 고향집에는 감나무가 수십 그루 있었다. 할아버지께서 ''''파시''''라 부르시던 납작한 반시와 배꼽 부분이 먼저 익기 시작하는 구례장둥이, 빛깔이 선홍색인 장성비단시가 고루 섞여 있었다. 홍시로 먹기는 장성비단시가 가장 달고 아삭아삭했다.
감이 영동군의 주소득 작물이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영동군이 지난 1975년 읍내 주요 도로가에 2800여 그루의 감나무를 심어 조성한 이 가로수 길은 어느덧 전국적인 명물로 자리잡으면서 곶감의 주산지로 도약한 것이다, 이중환의 <택리지>는 옛날엔 영동 땅이 목화 주산지였음을 말해준다.
"다만 논이 적어서 주민은 목화 가꾸는 것을 생업으로 삼는다. 목화를 팔아서 얻는 이익이 기름진 논의 소출과 맞먹는다. 그러므로 경제적인 면에 있어서도 위에 적은 네 고을보다 전혀 모자라지 않으니, 참으로 고인(高人) 일사(逸士)가 살만 하다." (但水田少故居民專治綿爲業而貿遷之利足以抵當膏○水田故生利亦不減上四邑眞高人逸士之所居處也). - 이중환의 <택리지> ''''복거총론'''' 중 산수편
이제 곶감은 영동군 전체 460가구에서 50만 접가량의 곶감을 생산해 연간 250억원의 수입을 올릴 정도로 지역 경제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영동군 홈페이지 참조)
화덕에 연탄불을 피워 곶감을 말리고 있다.
규당 선생 댁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제법 규모가 있는 곶감 건조장을 보았다. 주인에게 양해를 구한 다음 옥상에 설치된 건조장으로 올라갔다. 말리고 있는 곶감의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햇빛에 반사된 곶감들의 선홍빛이 나를 감동시킨다. 주인에게 들으니 20동이라고 한다. 한 동은 100 접이요, 한 접은 100개이다. 주인의 말에 따르면 이곳에선 다른 지역보다 바람이 잘 불어 곶감을 건조하는 데 이점이 있다고 한다. 이 지역은 옥천의 북쪽이다. 영동교 근처 시장과 도롯가에는 박스에 담긴 ''''장둥이''''들이 즐비하다. 이곳 영동에도 ''''영동먹감''''이라는 토종 감이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 이 감은 껍질에 검은 반점이 있는 것이 특징인데 길이가 3cm에 불과할 정도로 작다고 한다. 설령 이 토종감이 아직 어디선가 재배되고 있다고 한들 곶감용으로 쓰기엔 너무 작을 것이다. 읍내 번화가로 더 들어가자, 여기저기서 감따는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봉고 차 위에 올라가서 따는 사람, 간짓대로 따는 사람 등 감따는 풍경도 가지가지다. 천태산 등산길에 만난 영토 토박이라는 30대 청년에게서10월 31일 자정이 지나면 가로수로 심어진 감나무에 달린 감을 개인이마음대로 따갈 수있다는 말을 들었다. 시간이 어느새 황혼에 가까워지고 있다. 시방, 저 감나무들에게도 역시 생의 황혼인가. 한국인의 원초적 기억 속에 둥지를 튼 풍경 ''''말리기''''
건물 옥상에 지은 건조장에 매달아 놓은 곶감들이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하고 있다.(용두공원 근처)
용두공원 아래서 1층과 2층을 온전히 곶감 건조장으로 쓰는 곳을 찾았다. 어마어마한 규모에 입이 떡 벌어진다. 한국인에게있어무언가를 저장하려고 말리는 풍경은 원초적 추억이다. 무나 호박 썰어 말리기, 시래기 말리기, 생선 말리기, 김이나 파래 말리기 등. 그것들은 아주 오래 된 그리움의 세계이다. 마당에선 아주머니 몇몇이 앉아 기계로 곶감을 깎고 있다. 나도 가을이면, 할아버지와 함께 장둥이 감을 돌려가며 칼로깎아 곶감을 만들었다. 그리고 한겨울 밤이면, 할아버지 무르팍을 베고 누워 우는 아이의 울음도 그치게 한다는 ''''호랑이와 곶감''''이라는 전래동화를 들으면서 곶감을 먹었다. 모두 엊그제 있었던 일 같은데 벌써 까마득하게 40년 세월이 지나 버렸다. 어렸을 적, 할아버지 할머니의 일을 많이 도운 덕에 내겐 이렇게 나보다 많은 추억이 남아 있다. 어머니, 아버지의 일을 도울 시간이 없는 요즘 아이들에겐 그만큼 추억 거리도 줄어든 셈이다. 추억이란 단순히 기억이 아니다. 기억에는 사랑이 스며 있지 않지만, 추억엔 마치 곶감의 겉에 묻어난 하얀 분(粉) 같은 사랑이 묻어 있다. 그러므로 추억은 생의 쓸쓸함을 견디게 하는 힘이다. 우리 할아버지는 이야기꾼에다 손재주가 많으신 분이셨다. 저승에서도 대바구니를 엮으며 곶감을 깎으실까. 고마우신 할아버지. 오늘 바라보는 황혼은 왜 이리 붉은가. 붉어서 이리 가슴을 뛰게 하는가.
옛 사람 이중환의 말대로 영동에는 백두산이나 지리산만큼 큰 산도 괴이한 풍경도 없다. 그래서 가슴 가득 밀물처럼 밀려드는 벅찬 감동도 없다. 그러나 영동은 늘 나에게 잔잔한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곳이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은 여운이 되어 길고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는다. 날이 완전히 저물었다.가만히내 유년시절의 애창곡을 부르며 영동을 떠난다. "주름진 그 얼굴에 이슬이 맺혀 그 모습 그립구나, 추풍령 고개." (남상규 노래 ''''추풍령''''
Posted by 평강이와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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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이 있는 가을 산행

해마다 망설이다 그 장관을 놓쳤다면 올해는 더 늦기 전에 가까운 곳으로라도 계획을 세워봄이 어떨지. 단풍이 절경을 이룬 산 아래에서 먹는 맛깔스런 한끼의 식사는 지난 계절 내내 쌓인 피로를 한번에 날려줄지도 모를 일이다.

가깝지만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단풍 절경 서울 시내 대표 3인방

북한산

북한산의 단풍은 10월 초 정상인 백운대 꼭대기에서 시작된다. 백운대에서 만경대를 거쳐 내려오는 단풍이 북한산 허리를 지나 야영장을 지날 즈음이 단풍의 절정기다. 북한산의 단풍은 단풍나무뿐 아니라 일반 활엽수도 많이 분포돼 있어 붉은색과 노란색 등이 알록달록 섞여 있는 게 특징. 이맘때면 도선사~백운산장~백운대로 이르는 코스와 도선사~용암문~백운대 코스는 단풍을 즐기려는 등산객들로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다소 한가한 단풍 코스를 원한다면 노적봉으로 오르는 코스를 택한다. 도선사 뒤편 골짜기를 지나는 코스로 북한산에서 가장 청정한 길이고 비교적 한갓져서 조용히 산행을 즐기고자 한다면 추천할 만한 코스다. 우이동에서 출발해 포장된 길을 따라 30분쯤 오르면 도선사가 나온다. 북한산 단풍 촬영 코스로 꼽히는 첫 번째는 백운대 정상, 망경대와 노적봉 정상도 훌륭하다.

북한산 우이동 입구 가기
6.8.23.28번 등 버스 종점이 몰려 있어 찾아가기 편하다. 지하철 4호선 길음역이나 미아역에서 환승할 수 있다. 문의 북한산 관리사무소(02-909-0497~8)

북한산 맛집
등산 마니아들이 많이 찾는 지역인 만큼 오래된 맛집들을 비롯해 다양한 음식점들이 자리하고 있다. 금강식당 27년된 맛집으로 옻닭이 주메뉴. 주인 아주머니가 직접 쑤어낸 도토리묵 역시 강추 메뉴. 도토리묵 1만원, 옻닭 3만5천원. 문의 02-902-6962
지리산 토종 흑돼지 새우와 버섯이 듬뿍 들어간 된장찌개가 인상적인 고깃집. 흑돼지고기 맛도 일품이지만 이 뚝배기 된장찌개가 정말 일품. 흑돼지 6천원, 이동갈비 2만원. 문의 02-903-5146 매생잇국 전라도 지방의 토속음식인 매생이는 청정해역에서 자라는 갈파래와 해조류의 하나. 숙취 해소에 좋아 해장용으로 제격. 매생이 수제비와 칼국수도 입에 척척 붙는다. 매생잇국 5천원, 매생이 칼국수 5천원, 생굴 1만원. 문의 02-902-9336 목포홍탁 목포 앞바다에서 바로 공수해오는 홍어에 마늘과 깨, 미나리 등을 듬뿍 넣은 홍어회가 일품. 홍어회 한 접시에 소주 한잔이면 하루의 피로가 싹 가실 듯. 홍어회 1만5천원. 문의 02-902-1555

도봉산

북한산 국립공원에 포함된 도봉산은 암벽이 아름답고 수많은 사찰 및 계곡을 안고 있어 사시사철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산이다. 북한산이 50대의 중후함을 보인다면 도봉산은 20대의 기상을 보인다는 비교를 종종 하는데, 이는 능선의 굴곡이 변화무쌍하면서도 날카롭고 정상 부근이 거의 암벽으로 이루어진 거친 산세를 가졌기 때문이다. 등산로가 워낙 많아서 엮기에 따라 수백 가지의 등산 코스가 선정되므로 자신의 능력과 취향에 맞춰 산을 오를 수 있다. 북한산, 사패산, 도봉산을 거느리고 있는 북한산 국립공원의 최대 들머리인 도봉동 등산로는 국립공원의 60여 개 사찰 중 가장 오래된 건축물인 천축사를 비롯해 유서 깊은 사찰들, 도봉계곡, 도봉서원, 김수영 시비 등 다양한 볼거리들이 있어 아이들이 있거나 초심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코스.

도봉동 등산로 가기
지하철 1.7호선 도봉산역에서 2분 거리. 좌석버스 2번, 시내버스 19번을 이용해 종점에서 하차. 문의 북한산 관리사무소(02-909-0497~8)
※참고로 도봉산 송추유원지 안쪽에 있는 송추계곡은 가을철 단풍이 아름다운 곳으로 늦게 개방됐고 교통이 불편한 이유로 여느 등산로들보다 자연이 잘 보존된 곳이다. 한적하고 편하게 산행을 즐기고자 한다면 추천할 만. 의정부행 국철 송추역 하차, 송추유원지 방향.

도봉산 맛집
도봉산역에서 도봉동 등산로까지는 다양한 토속 음식점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도봉공원 식당 도봉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전부터 있었다는 한식당으로 2층은 뷔페 식당이다. 매표소 안쪽에 있는 유일한 음식점으로 식당 뒤편에 있는 정자 가학루와 용주담은 도봉산의 명소로 꼽힌다. 이동갈비가 대표 메뉴. 숯불양념이동갈비(450g) 2만2천원, 숯불돼지갈비(250g) 7천원. 문의 02-956-0180
콩사랑 도봉산 일대 두부촌의 시초가 된 두부 전문점. 삼척에서 직접 들여오는 국산 콩에 천연 간수로 하루 한 번씩 직접 두부를 만든다. 두부에 콩비지탕, 순두부, 두부부침, 나물 등 각종 찬이 곁들여지는 콩사랑 정식이 추천 메뉴. 콩사랑 정식 6천원. 문의 02-955-6016 고향산천 쌈밥 멀리까지 입소문이 자자한 쌈밥집으로, 30여 가지의 야채와 보리밥, 강된장이 나오는 쌈밥 정식이 추천 메뉴. 삼겹살, 갈빗살 등 고기도 맛있다. 쌈밥 6천원, 삼겹살(1인분) 7천원. 문의 02-954-1969

관악산


산의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고 도심에서 가까워 많은 사람이 찾는 관악산은 암봉들이 깊은 골짜기와 어우러져 꽤 험준한 산세를 하고 있기 때문에 본격적인 등산을 생각한다면 초행자들은 조심해야 한다. 관악산 산행 코스는 신림동, 과천, 안양, 시흥 등 다양하지만 서울대학교 정문 옆의 관악산 입구나 과천유원지 시흥 향교에서 오르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코스.
관악산 정상에는 크고 작은 사찰과 암자가 있는데 그중 아슬아슬한 벼랑 위에 자리잡고 있는 연주대는 관악산의 모든 등산로가 집결하는 곳으로 관악산의 최고 절경으로 꼽힌다. 관악산 등산로 제1광장에 위치한 호수공원 역시 서정주 시비를 비롯해 분수, 정자, 수변 무대 등이 어우러져 편안한 휴식 공간으로 사랑받는 코스. 관악산 만남의 광장 매표소에서 20분 거리에 있고 가는 길이 완만해 산책길로 손색없다. 호수공원을 지나 무명폭포, 제4야영장, 도림천과 약수터를 지나는 코스가 평이하고 아기자기해 추천할 만하다. 약수터에서 연주암 뒤쪽으로 이르는 급경사 구간은 서울대 코스의 하이라이트이지만, 아이를 동반했다면 다소 무리가 있을 듯.

관악산 서울대 매표소 가기
지하철 2호선 신림역이나 서울대입구역 하차. 버스나 택시 이용, 서울대 정문에서 하차

관악산 맛집
관악산 매표소 바로 옆에 7백50평 규모의 푸드코트가 조성되어 있어 식사하기가 매우 편하다. 각종 토속 음식을 한자리에서 골라 즐길 수 있다.
관악산 회관 관악산 휴게소 2층에 위치한 대형 한식집으로 새벽이면 등산객으로 붐비고 저녁이면 근처 직장인들의 회식장소로 애용된다. 고사리 등 8가지 나물을 직접 담근 고추장에 비벼 먹는 산채비빔밥이 추천 메뉴. 산채비빔밥 6천원, 시골보리밥 5천원, 삼겹살(200g) 6천원. 문의 02-873-0943

전문가가 추천하는 단풍산 & 산아래 맛집

두말할 나위 없는 단풍 명소 설악산 주전골 _ 여행 전문기자 이두영 추천

오색약수와 남설악의 절경을 고이 간직한 골짜기. 전설에 의하면 조선시대에 도적들이 방위 동굴에서 놋그릇을 부숴 사전(私錢)을 주조하려다 적발된 일화가 있는데, 그 이후 이곳을 주전골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가장 먼저 단풍이 드는 설악산 대청봉과 달리 남설악 주전골 단풍은 10월 20일이 돼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주전골은 한계령 오른쪽 아래에 위치한다. 한계령은 동해를 바라볼 수 있는 1급 전망대요, 낑낑대며 등산을 하지 않고 휴게소에 앉아 빛깔 고운 단풍을 내려다볼 수 있는 경승지.
한계령에서 양양 쪽으로 약 9.6km를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오색약수 가는 길이 나온다. 약수터 인근에는 오색온천도 있다. 여기서부터 산행을 시작하면 된다. 오색약수에서 주전골 끝의 십이폭포까지는 약 1시간. 왕복하는 데 2시간 30분이면 충분하다. 단풍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명소로 내설악의 천불동이나 공룡능선을 꼽곤 하지만 5시간 이상의 고역 끝에야 단풍을 볼 수 있는 데 비해 주전골은 별로 힘들이지 않고도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명소다. 높지는 않아도 골이 깊기 때문. 특히 바위와 단풍의 조화는 가히 절경이다. 등산로도 산책로처럼 매우 평이하고 완만해서 노인이나 아이들도 충분히 트래킹을 만끽할 수 있다. 주전골은 남성적인 외설악의 웅장함과 여성적인 내설악의 포근함을 동시에 접할 수 있는 지역으로 설악산의 모든 장점을 한데 모아놓은 축소판으로 여겨지는 지역이다.
오색약수를 지나 졸참나무 등이 무성한 산길을 10분쯤 걸으면 한적한 산사 성곡사가 나오는데 성곡사에서 바라보는 건너편 산자락의 단풍 역시 환상적이다. 계곡을 따라 약 15분쯤 올라가면 선녀탕, 다시 35분쯤 더 올라가면 주전골의 최고 비경이라고 하는 용소폭포가 나온다. 용소폭포 바로 아래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약 20분쯤 올라가면 십이폭포가 나온다. 갈림길에서 십이폭포까지는 다소 가파르지만 용소폭포까지는 꼭 올라가보기를 권한다.

찾아가기
서울고속버스터미널과 동서울터미널에서 가는 양양까지 고속버스가 많다. 양양에서 오색리행 버스는 1시간 간격 운행, 약 40분 소요. 자가용은 서울→양평→홍천→인제→한계령→오색리. 기타 여유가 된다면 온천에서 피로를 풀고 돌아온다. 오색그린야드호텔(033-672-8500)에는 탄산 온천과 알칼리성 온천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온천탕이 있다. 성인 6천원, 어린이 3천원. 영업시간은 오전 6시 30분~오후 9시
문의 양양군청 문화관광과(033-670-2251)

설악산 맛집
양양군 서면 송천리는 흔히 ‘송천떡마을’로 불린다. 직접 거둔 쌀로 조상 대대로 떡을 만들어 팔아 아들딸 가르치며 사는 마을이다. 그만큼 떡 맛도 훌륭하다. 현재 11가구가 공동으로 이른 새벽부터 떡을 만들어 송천리 입구나 양양 시내에 내다 판다. 인절미, 송편 등을 마을에서 직접 팔기도 하고 택배로 부쳐주기도 한다. 문의 033-673-8977, 8989
기름지게 저녁을 먹을 생각이라면 논화리에 있는 ‘한계령가든’을 추천한다. 산초갈비, 돼지갈비, 도토리묵 등을 먹을 수 있다. 기본 반찬도 맛깔스러운 편. 문의 033-671-0027

알려주기 아까운 숨은 단풍 명소 안성 서운산 _ 다움 등산 동호회 ‘산과 사람들’ 추천

호수를 기대했다면 작고, 저수지를 기대했다면 크다. 서운산보다 먼저 반가운 인사를 하는 청룡저수지가 그렇다. 쓸쓸하게 떠 있는 오리배가 이곳이 사람 북적대는 곳이 아님을 말해주는 듯해서 일단 안심이 된다. 겨우 차량 한 대 지나갈 만한 좁은 길, 주차장의 몇 대 안 되는 승용차, 팔기 위해 기를 쓰지 않는 넉넉한 모습의 동네 할머니들이 앞에 두고 앉은 좌판. 이 모두가 이곳이 인적이 많지 않음을 증명한다.
휘어진 기둥이 대들보를 지탱하고 있는 대웅전이 인상적인 청룡사, 작은 암자 사이에 약수터를 감추고 있는 좌성사, 시골 외갓집같이 텃밭 가운데 조용히 자리한 은적암. 해발 547m밖에 되지 않는 작은 산이 자식 욕심 많은 어미처럼 사찰과 암자를 옹골지게 품고 있다.
임진왜란 때 홍계남 장군이 방어전을 전개하느라 수축했다는 반면식 토축 산성인 서운산성의 형태가 지금도 남아 있는데 산성을 따라 걷는 길에 밟히는 낙엽의 감촉이 포근하다. 서운산성의 산책로는 맑은 날은 맑은 대로, 흐린 날의 자욱한 안개, 비 오는 날의 정경 모두가 운치 있다. 산성 길에 접어들기 전, 안내 팻말을 따라 나타내는 탐흉대는 안성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 휴일이면 패러글라이딩하는 모습도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산성의 감동에 비하면 정상은 오히려 빈약한 느낌이지만 은적암으로 내려오는 하산길의 단풍은 가히 환상적이다. 은적암이 아닌 석남사로 하산하기도 하는데 소요시간은 같다.
서운산의 단풍 구경은 산행이라기보다는 긴 산책이라고 해야 더 어울릴 듯하다. 그래서 가족끼리 오붓한 여유를 즐기고자 한다면 적격.

찾아가기
경부고속도로 안성 IC→38번 국도→중앙대 방면 육교 직전에서 천안 방면으로 안성천을 따라 23번 국도→57번 지방도→11km 가량 직진→34번 국도→교차점(산평 삼거리)→좌회전→청룡사 입구 팻말에서 좌회전→청룡저수지→청룡사
문의 안성시청 문화관광과(031-673-8200)

서운산 맛집
참붕어찜, 청룡저수지 새우매운탕, 금광저수지 뱀장어구이, 입장 포도, 막걸리가 대표 음식. 떠들썩하게 유명한 집은 없지만 주변의 자그마한 음식점들의 민물고기 요리들이 깔끔하다. 석남사 진입로 못미처 왼쪽편에 있는 쌍둥이네(031-676-1922)는 참붕어찜 요리로 유명한 집. 붕어 냄새를 없애기 위해 갖은 양념에 시래기를 넣어서 끓인다. 이 인근은 야생닭으로 조리한 백숙과 닭 전문 요리가 별미로 청룡가든(031-.673-4936)이 백숙 요리로 유명하다. 칠장산 근처로 조금 이동하면 보릿고개(031-674-4586)란 음식점이 있다. 산마를 이용한 음식과 특주인 막걸리가 일품. 산마버섯불고기, 산마 백숙을 시키고 막걸리 한잔을 곁들이면 산행의 피로가 말끔히 가실 듯.

산행도 단풍도 제대로 즐기려면 속리산 _ 월간 『사람과 산』 강윤성 차장 추천

단풍 시즌이 되면 속리산은 등산객으로 인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빈다. 속리산 단풍산행에 가장 좋은 코스는 법주사에서 용바위골을 거쳐 문장대에 오른 다음 신선대에서 금강골, 법주사로 하산하는 코스로, 산행시간은 6시간 정도 걸린다. 올해는 10월 28일경이 단풍 절정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속리산에 오르기 위해서는 세상 바깥에 멀찌감치 경계를 짓고 있는 첫 고개, 말티재(430m)를 넘어야 한다. 세조가 속리산으로 행차할 때, 가마를 멘 가마꾼들이 고개 중간에서 지쳐 쓰러지자 말을 타고 넘은 고개라 해서 ‘말티’라 부른다는 것이 고개의 내력. 고개를 넘으면 속리산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진, 정2품송 벼슬을 가지고 있는 6백년 된 노거수가 우산처럼 가지를 드리우고 있다. 법주사에 들어서면 대웅보전을 중심으로 5층 목조탑과 팔상전(국보 제55호), 쌍사자석등(국보 제5호), 통일신라 때의 유물인 석련지(국보 제64호)가 있으며, 쌀 80가마가 들어간다는 석조와 쇠솥 등도 볼 만하다. 법주사에서 오른쪽으로 굽이도는 길로 발길을 옮겨 저수지를 끼고 번창한 숲길을 3km 정도 걸으면 세심정(洗心停)에 이른다.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곳이다. 용바위골로 들어서 이뭣고다리를 건너 자리하는 복천암에는 세조가 약으로 알고 마셨다는 석간수가 있다. 계곡을 낀 등산로는 10월 말이면 단풍 터널을 이룬다.
허름한 슬레이트 지붕을 이고 있는 보현재 휴게소를 지나 조금 더 가면 천하의 전망대라 불리는 문장대(1054m)가 나온다. 남으로는 문수봉.신선대.비로봉.천황봉이, 북서쪽으로는 관음봉.묘봉.덕가산.도명산.낙영산이 줄을 지어 있고, 서남쪽으로는 법주사를 품은 숲이 장엄한 바다를 이루고 있어 조망이 일품이다. 단풍잎이 떨어져 등산로를 덮은 능선을 따라 문수봉과 청법대를 거치면 신선대 휴게소에 이른다. 건너편 바위에 걸터앉아 내려다보는 금강골 조망 또한 자못 화려하다. 관음암에 이르는 석문 근처, 금강골에서 세심정에 이르는 길 역시 단풍나무가 장관인 코스다. 산 곳곳에 휴게소가 있으므로 절경을 안주 삼아 막걸리를 한 사발씩 들이켜는 것도 운치 있을 듯.

찾아가기
동서울터미널에서 속리산행 버스 15회 운행(1시간 간격), 남부터미널에서는 8회(오전 6시 50분~오후 7시). 자가용 이용 시는 대전 IC에서 빠져나와 보은을 거쳐 속리산으로 들어가면 된다. 약 1시간 20분 소요.
문의 속리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043-542-5267)

속리산 맛집
경희식당의 한정식은 충북 향토음식 기능 보유자인 남경희 할머니의 시누이가 궁중음식을 전수받아 맥을 이어오는 한정식집이다. 전골과 각종 나물을 비롯해 인삼무침, 굴회, 장산적과 각종 전 등 밥과 국을 제외하고도 40여 가지나 되는 찬은 ‘상다리가 부러진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을 정도. 역대 모든 대통령들이 음식 맛을 봤다고 할 만큼 유명한 집이다. 법주사 입구 위치. 가격은 2만원(2인 이상).
문의 043-543-3736, http://www.ikyunghee.co.kr/

단풍과 전통주에 취해보고 싶다면 치악산 _ 중앙M&B 여행 담당 장시중 기자 추천

치악산은 산행지로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단풍으로 그리 유명한 산은 아니다. 그러나 이는 모르는 소리, 구룡사를 기점으로 계곡을 따라 온갖 색으로 물들어 있는 정경을 보노라면 단풍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대략 10월 중순경이면 단풍이 절정을 이룬다. 치악산 단풍의 특징은 단풍으로 물들어 있는 가운데 드문드문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는 침엽수림이 멋진 조화를 이루며 어우러져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구룡사 입구와 계곡의 단풍은 그대로 한 폭의 수채화다. 세렴폭포 주변으로 하얀 폭포줄기와 어우러진 단풍빛 역시 신비롭다. 단풍이 너무나 아름다워 치악산이라는 이름이 붙기 전에 적악산이란 이름으로 불렸을 정도.
치악산은 사실 어린이를 대동한 가족이 가벼운 마음으로 오르기는 다소 힘겨운 산이다. 산 이름에 ‘악’자가 들어간 산은 대부분 힘들다는 말대로 ‘설악산’이나 ‘관악산’처럼 치악산도 만만치 않은 산이다. 하지만 정상까지 가지 않고는 못 배기는 사람이 아니라면 구룡사를 거쳐 세렴폭포까지 산책하듯 가기엔 지극히 편안한 길로 돼 있다. 세렴폭포를 지나면서부터는 본격적인 등산길이지만 등산을 목적으로 산에 갔다면 치악산 정도는 그리 무리한 코스라고 볼 수는 없다. 너무 어리지 않다면 아이들을 챙겨가며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등산 코스다.
추천할 만한 코스로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구룡사-세렴폭포-사다리 병창-비로봉-구룡사 코스. 이 코스는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맛볼 수 있으면서도 그다지 어려운 코스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 코스 외에도 아예 산을 넘어가는 코스가 있다. 구룡사-세렴폭포-사다리 병창-비로봉-입석대-황골 코스. 치악산 정상인 비로봉에 오르면 원주와 횡성이 한눈에 보이고 세렴폭포와 구룡사, 상원사 등 많은 볼거리가 있지만 구룡사를 통해 올라갔다면 상원사를 보기에는 무리가 따르므로 그냥 내려온다. 구룡사로 되짚어 내려오거나 황골로 하산했다면 원주로 나가 식사를 한다. 원주에서 유명한 것은 추어탕. 서울에 유난히 ‘원주 추어탕’이라는 이름을 쓰는 집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찾아가기
원주고속버스터미널에서 내려 길을 건너 구룡사행 버스를 탄다. 약 40분 소요. 기차를 이용할 경우 원주역에서 내려 길을 건너지 말고 바로 구룡사행 버스를 타면 된다. 약 50분 소요.
자가용 이용시 영동고속도로에서 새말나들목으로 나가 10분 정도 가면 바로 치악산 이정표가 보인다. 좌회전해서 올라가면 주차장이 나온다.
문의 치악산국립공원(033-732-5231)

치악산 맛집
황골은 예부터 엿으로 유명했다. 백년 전통의 맛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황골엿은 쌀, 옥수수, 엿기름이 주원료로 색이 곱고 이에 달라붙지 않는다. 엿 외에도 한 가지 더 유명한 것이 있는데 바로 황골에만 있는 옥수수 호박주라는 술. 막걸리와 비슷하나 알코올 도수는 훨씬 높은 이 술은 맛도 좋아 술술 잘 넘어가지만 2시간만 자고 나면 머리가 깨끗해진다. 필자가 경험한 것이니 믿어도 좋다. 꼭 맛보기를. 원주를 거친다면 추어탕을 먹는다. 원주에는 추어탕 집이 많은데 그중 남부시장 근처에 있는 원주추어탕(033-763-0529)이 가장 추천할 만하다.

드라이브하면서 즐기는 단풍 가평 조무락골 _ 나무 박사 우종영 선생 추천

아이가 많이 어린 집이라면 단풍 구경도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 아무리 완만한 길이라고 해도 어린아이를 데리고 산을 오르내리는 것은 아이나 부모나 고생스럽게 마련이다. 가평 조무락골에서 도마치고개에 이르는 길은 여유롭게 드라이브를 하면서 절정의 단풍을 실컷 즐길 수 있는 숨은 비경이다. 조무락골은 가평 일원에서 가장 깊고 깨끗한 비경을 자랑하는 곳으로 바위가 많고 숲이 울창할 뿐 아니라 깊고 맑은 폭포도 있어 두루두루 가볍게 산책하기에 그만이다. 아직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인근 사람들이 주로 찾는 명소지만, 가평 주민들은 가평의 많은 계곡 중에 단연 이 조무락골을 최고로 꼽는다. 이 조무락골 바로 옆에는 군망봉, 도계 및 도마치고개로 이어지는 도마치계곡이 있는데, 환경청이 고시한 도내 유일의 청정 지역으로서 천연기념물인 열목어가 산다고도 알려져 있다. 도마치고개 정상에서 화천 방향으로는 도로가 아직 개통이 안 돼 있어서 지나는 차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한적하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가까이에 있는 명지산 역시 가평팔경에 지정되었을 만큼 가을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므로 여유가 된다면 들러 온다. 역시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아 청정한 맛이 있다. 기암괴석을 따라 펼쳐지는 소나무 숲과 단풍길은 산악인들 사이에서는 더러 설악산보다 낫다는 평을 얻기도 한다고. 익근리 계곡에서 승천사로 향하는 지역의 경치가 빼어나다.

찾아가기
경춘국도를 따라 달리다 청평을 지나면 가평군청 이정표가 나온다. 363번 지방도로를 타고 10분쯤 달리면 목동 삼거리, 삼거리에서 좌측 명지산 방향으로 죽 계곡을 따라가는데 이 계곡이 바로 명지계곡이다. 명지계곡을 따라가다 보면 주전골과 도마치고개가 나온다.
기차를 이용할 경우 경춘선을 타고 가평까지 간 후 가평에서 적목리로 가는 버스를 탄다. 종점에서 내린 후 도마치고개 방향으로 약 3km 정도 걸어 들어가면 조무락골이 나온다. 문의 가평군청 문화관광과(031-582-0088)

명지산 맛집
명지계곡을 따라 중간중간 보리밥, 산채백반, 토종닭, 민물고기 매운탕, 옥수수국수 등을 파는 음식점과 민박이 보이므로 식사를 하기에 불편이 없다. 가평은 잣나무의 고장으로 잣국수, 잣두부 등을 파는 향토음식점이 곳곳에 있다. 명지쉼터가든(031-582-9462)은 잣과 밀가루로 면발을 뽑은 잣냉국수가 전문. 한 그릇에 5천원. 10년째 잣을 이용한 순두부를 내놓는 부부손두부(031.582-8718)도 유명하다. 잣순두부 백반 4천원. 인근에서 가장 추천할 만한 맛집으로는 인천집(031-582-0721). 가평 북면이 알려지기 전부터 시작한, 허름하지만 유명한 두붓집이다. 직접 만든 두부를 겨우내 항아리를 묻어 맛있게 익은 김치에 싸먹는 맛이 일품이다. 두부 5천원, 두부전골 4천원, 토종닭 2만5천원, 직접 빚은 옥수수술 1잔에 1천원. 가평 백둔계곡 가는 길목에 위치한다.

연인과 함께하는 산행을 원한다면 남한산성 _ 쿠켄네트 마케팅팀 이윤화 팀장 추천

남한산성은 등산과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한 서울 근교의 명소. 특히 가을이면 단풍이 여느 유명산 못지않게 아름다워 수도권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찾기에는 더할 나위 없다.
단풍 산행은 청량산 정상 부근에 있는 수어장대를 중심으로 남문에서 로터리 방향으로, 혹은 그 반대 방향 어느 쪽으로도 가능하지만 남문에서 수어장대에 이르는 길이 가장 아름다우므로 남문에서 산행을 시작하기를 권한다. 수어장대는 산책로로 올라가도 좋고 성벽을 따라 걸어가도 되지만 아이들과 함께라면 성벽을 따라가는 길이 더 아기자기할 듯하다. 산등성이를 타고 왼편, 오른편으로 꾸불꾸불 흘러 내려오는 성벽이 아름답다. 남문에서부터 수어장대 방향으로 15분 정도 걸으면 나타나는 영춘정은 전망이 뛰어나 날씨가 좋을 때는 남산타워와 도봉산까지 보인다. 무엇보다 일몰광경이 그림 같다. 수어장대를 지나 청량당과 서문 쪽으로 가다 보면 무성한 소나무 숲과 단풍이 어우러진 길을 지나게 되는데, 중간중간 벤치가 많으므로 쉬어 가기에도 좋다. 서문에서부터는 산책로가 두 갈래로 갈라진다. 북문과 동문으로 이어지는 산성길과 국청사, 숭열전, 영월전, 침괘정으로 이어지는 길. 아이들과 함께라면 볼거리가 많은 침괘정 길을 권할 만하고, 산행을 더 즐기고 싶은 이들이라면 산성 길이 적당하다. 총둘레가 9km에 달하는 산성을 따라 걷는 길은 2~3시간을 꼬박 걸어야 한다. 서문에서 국청사에 이르는 은행나무 길, 3백년 넘은 느티나무가 있는 침괘정, 현절사, 개원사 등의 단풍 숲 등이 모두 단풍을 만끽하기에 최고의 장소들이다. 남한산성을 단순한 유원지로 생각하고 데이트 복장으로 찾는 사람이 종종 있는데, 여느 산에 비하면 대부분 편안한 코스지만 경사가 가파른 등산로도 곳곳에 있으므로 반드시 편안한 신발과 복장을 갖춘다.

찾아가기
서울에서는 대개 남문으로 진입해 동문으로 나오는 코스를 이용한다. 남문은 송파대로를 타고 복정 사거리까지 간 뒤 좌회전해 남한산성 길(약진로, 308번 지방도)을 따라 8km 가면 되고, 동문은 광주 방향 43번 국도를 따라가다 308번 지방도로를 타면 된다. 입장료와 주차료는 1천원씩.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는 8호선 산성역에서 내려 마을버스를 타면 산성 내 로터리에서 내릴 수 있고, 남한산성 입구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남한산성 입구에서 내리면 1시간 정도 오르막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문의 남한산성 관리사무소(031.743-6610), 광주군청 문화공보실(031-760-2064)

남한산성 맛집
남한산성 주위로는 깔끔하고 맛있는 음식점들이 무척 많다. 그중에서도 강추해 마지않는 집은 바로 나주 개미집. 근방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집이다. 나들이 코스로 남한산성을 추천할 때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곳이다. 천장도 두꺼운 비닐 천막으로 된 초라하기 그지없는 집이지만 모든 메뉴가 정말 맛있다. 대표 메뉴는 오겹살. 간장과 깨소금으로 버무린 참나물 무침에 싸먹거나 새우젓, 콩가루 등을 찍어 먹는 쫄깃한 오겹살은 고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반할 맛이다.
고기를 먹고 나면 묵밥을 시킨다. 미지근한 멸치 육수에 도토리묵, 김치 송송 썬 것에 밥 한 공기가 나온다. 삭힌 고추로 간을 한 육수 속의 도토리묵이 아주 야들야들하며 먹을 때마다 진한 묵 향이 올라온다. 각종 나물과 된장찌개를 넣고 비벼먹는 보리밥도 여느 보리밥과 절대 비교할 수 없다. 오겹살(1인분) 6천원, 보리밥 5천원, 묵밥 4천원.
문의 031-400-8709


Posted by 평강이와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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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음식의 맛과 멋 이어가는 ‘이 시대의 장인’

연잎에 곱게 싼 연잎밥, 대나무 향이 은은히 배여있는 통대나무밥, 갖은 나물이 한상에 올라오는 산채나물 정식…듣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운 이들 음식은 불로식(不老食)으로도 알려져 빛깔도 고울뿐 아니라 건강에도 좋은, 자랑스러운 우리 고유의 음식들이다.
이처럼 옛 선조들이 즐기던 음식들은 지금까지도 가장 건강에 좋은 상차림으로 인정받아, 맛과 건강이라는 두가지 요소를 모두 만족시켜주는 최상의 음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며 자연 음식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같이 좋은 재료로 고유의 전통요리법을 계승해 나가는 건강한 음식점들이 있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서울시는 우리 음식문화를 전승·보존하고, 친환경적인 음식 재료와 고유한 조리방법을 지닌 우수한 한국음식을 널리 알리고자 지난 해에 이어 제2회 ‘하이서울 자랑스러운 한국 음식점’을 선정했다.
모두 135개 음식점이 응모한 가운데, 학계, 시민단체, 식품관련단체, 서울시의회 등 관련분야 전문가 10명으로 구성된 선정심사위원회가 엄격한 서류심사와 현장조사 등을 통해 50개 음식점을 ‘자랑스러운 한국 음식점’으로 선정했다.

이들 음식점 안에 들어서면 실내에 가득한 나물과 야채 향기가 입맛을 돋군다. 또 신선한 재료에 몸에 좋은 약재까지 더해져, 비단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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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적인 조리법·신선한 재료 사용이 관건

선정심사위원회가 제시한 ‘자랑스러운 한국 음식점’ 선정기준은 전통과 건강을 얼마나 중요시하였는지가 주요한 판단기준. 가능한 친환경적인 음식재료를 사용했는지, 전통적인 양념과 조리법을 응용했는지, 한국음식의 장점을 체계적으로 전승하고 보존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등을 주의깊게 살펴보았다.
또 서비스 측면에서는 음식점이 적정 규모의 면적을 갖추었는지, 식당내부, 조리실, 화장실 등 실내환경과 서비스 수준은 얼마나 좋은지를 기준으로 삼았다.
이와 함께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는 등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등도 중요한 선정기준 중 하나.


절에서 밥을 먹어본 사람이라면 인공조미료를 쓰지 않아 담백한 사찰음식의 맛을 잊지 못한다. ‘자랑스러운 한국 음식점’으로 선정된 ‘감로당’의 연잎밥 또한 사찰음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어 깔끔한 맛이 특징.
개성음식으로 이름난 ‘용수산’은 몸에 좋은 한방재료와 신선한 자연산 송이를 써 외국인들도 즐겨 찾는 곳이다. 신선한 채식 위주에 몸에 좋다는 약재를 더해 영양을 고려한 데다 김치에도 젓갈이나 고춧가루를 쓰지 않을 만큼 자극적이지 않아 외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랑스러운 한국 음식점’ 50곳의 공통된 특징은 재료 하나하나에 신경써 그 정성이 속속 배어있다는 것.
또한 철마다 나는 신선한 재료를 이용해 음식을 만들기에 계절 냄새를 자연스럽게 맛볼 수 있다는 것도 자랑거리다.


‘하이서울 자랑스러운 한국음식점’이 서구형 음식문화로 변해가는 식생활 습관을 개선,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는 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는 선정된 음식점에 ‘하이서울 자랑스러운 한국음식점’ 지정증과 지정표지판을 교부해 시민들이 알아보기 쉽게 하는 등 널리 홍보해 나갈 계획이다.


Posted by 평강이와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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